중국의 전투기와 폭격기, 조기경보기, 정찰기를 비롯한 다양한 군용기들이 일제히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해 무력시위를 벌였다.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정부가 대만 정부와 공식적 협력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일이어서 주목된다.
27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전날 중국 군용기 총 20대가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들어간 중국 군용기는 J-16 전투기 10대를 비롯해 J-10 전투기 2대, H-6K 폭격기 4대, KJ-500 조기경보기 1대, Y-8 대잠기 2대, Y-8 기술정찰기 1대 등이다. 이중 H-6K 폭격기는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대형 기종이다.
중국 군용기들은 대만을 남부를 포위하는 듯한 비행을 하고 돌아갔다. 일부 군용기는 대만 남쪽으로 비행해 필리핀 루손섬과 대만 사이에 있는 바시해협까지 비행했다. 다만 중국과 대만의 실질적 경계로 여겨지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지는 않았다.
중국의 이 같은 무력시위는 대만 국방부가 지난해 중국 군용기의 비행 상황을 매일 발표하기 시작한 이후 잇따라 이어지고 있다. 대만 공군은 지난 22일 2대의 F-5E 전투기가 훈련 도중 충돌해 바다에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나자 모든 훈련 비행을 잠정 중단한 상태였다.
대만 측은 중국군의 무력시위에 대응해 방공 미사일을 실전 태세로 전환하고 중국 군용기들에 무전으로 경고했다. 대만의 한 소식통은 영국 로이터 통신에 중국군이 바시 해협을 지나는 미국 해군 전함들을 가정한 훈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은 중국의 고강도 공중 압박을 ‘도발’로 규정하고 반발했다. 장둔한 대만 총통부 대변인은 “중국 베이징 당국의 일방적인 군사 도발은 지역 평화 및 양안 관계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로서 대만인의 지지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