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에 이어 쿠바·베트남·라오스 최고지도자에게 구두친서를 보내며 사회주의 국가를 향해 연대의 손짓을 보냈다.
24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라울 카스트로 쿠바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1비서와 응우옌 푸 쫑 베트남 주석, 통룬 시술리트 라오스 총리에게 구두친서를 보내 지난 1월 진행한 노동당 제8차 대회의 내용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노동당 8차 대회에서 사회주의 국가와의 연대를 천명한 것의 연장선으로, 북한이 중국 외의 사회주의 국가 최고지도자들에게 구두친서 형식으로 당대회 결과를 전달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통신은 “구두친서에는 국방력 강화와 북남·조미(북미)관계 정책들을 토의 결정한 것에 대해 상세히 언급했다”고 전했다.
먼저 카스트로 쿠바 공산당 제1비서에게 “쿠바와의 전략적이며 동지적인 단결과 협조의 유대를 공고·발전시키고 반제공동 투쟁을 전개해 나가려는 당의 의지”를 밝혔다. 베트남 주석에게는 노동당 8차 대회에서 북한과 베트남 관계에 대한 정책적 입장을 밝히면서 “사회주의 위업의 승리를 위한 투쟁의 한길에서 베트남과의 전통적인 친선협조 관계를 끊임없이 강화 발전”할 것을 전달했다.
또 라오스 총리에게는 “사회주의 위업의 승리를 위해 라오스와의 동지적이고 형제적인 친선협조 관계를 전면적으로 확대 발전시켜 나가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2일 김정은 위원장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도 구두친서를 교환하며 적대세력의 도전과 방해에 대응해 북중 단결을 강화하자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의 구두친서는 최근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북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자 사회주의 국가와의 연대를 통해 외교적 고립에서 탈피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북한은 최근 말레이시아가 미국의 요구에 따라 자국민을 인도하자 이에 강력히 반발하며 단교를 선언했고, 미국과 유럽연합(EU)으로부터 인권 문제로 함께 압박을 받는 중국·러시아의 편에 서면서 ‘반미·반EU’ 전선을 구축하는 모양새다.
중국과 러시아도 전날 외교장관 공동 성명을 통해 EU를 비롯한 서방국가에 인권을 빌미로 국내 문제에 간섭하지 말라며 날 선 반응을 내놨고, 북한도 EU의 인권 제재에 대해 ‘정치적 도발’이라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