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상 경기 회복이 가시화하고 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상태까진 아직 갈 갈이 멀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수 감소 폭은 1월 98만2000명에서 지난달 47만3000명으로 절반 이상 축소됐다. 비경제활동인구 증가 폭도 축소됐는데, 활동상태별로 ‘재학·수강 등’ 감소 폭이 1만4000명에서 7만3000명으로 확대되고, ‘쉬었음’은 증가 폭이 37만9000명에서 21만6000명으로 축소됐다. ‘구직단념자’도 증가 폭이 23만3000명에서 21만8000명으로 줄었다. 반면, ‘취업준비자’는 증가 폭이 7만7000명에서 8만3000명으로 확대됐다.
쉬었음, 구직단념자 증가세가 둔화하고, 취업준비자가 늘었다는 건 취업여건에 대한 구직자들의 기대가 개선됐음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취업여건이 안 좋을 땐 실업 상태의 구직활동 인구(실업자, 경제활동인구)와 취업준비자가 취업을 포기하고 쉬었음 또는 구직단념자로 이동한다.
소비도 살아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7.4로 전월보다 2.0포인트(P) 상승했다.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액(전년 동월 대비)은 1월 각각 6.7%, 12.4% 감소에서 39.5%, 24.2% 증가로 전환됐으며, 카드 국내승인액도 8.6% 늘었다. 1월 설비투자지수도 전월보다 6.2%, 전년 동월보다 19.4% 증가했다.
3월 이후에는 회복세가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3월부터 코로나19 1차 유행으로 경기지표가 큰 폭으로 악화해서다. 그 기저효과가 3월에는 일부, 4월부턴 온전히 경기지표에 반영된다. 단 지표가 경기 회복이 실질적인 경기 회복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가령 취업자 수는 3월에 19만5000명 증가해야 코로나19 이전(2019년 3월) 수준을 회복하게 된다. 대면서비스업 일자리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청년층(15~29세)은 취업자가 22만9000명 늘어야 한다. 최근 추세로는 3월 이후 전체 취업자나 청년층 취업자가 증가로 전환될 순 있으나,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가장 큰 변수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언제 꺾이느냐다. 고용은 투자·소비 등에 후행성을 띤다. 다른 경기지표 회복이 고용 회복으로 이어지기까진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 확산세가 이어지면 체감경기는 물론, 지표상 경기 회복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56명으로 닷새째 400명을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