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압력 커져…2월 물가상승률 5년 만에 최고치
브라질 중앙은행이 17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종전 2%에서 2.75%로 상향 조정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이날 통화정책위원회(Copom) 정례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2.5%)보다 더 높은 인상 폭이다. 브라질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2015년 7월 이후 거의 6년 만이다. 브라질은 2019년 7월 말부터 9차례 연속해서 기준금리를 인하하다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는 네 차례 연속 동결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이 이러한 매파적인 조치에 나선 것은 물가상승 압력 때문이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0.86%로 2016년 2월의 0.9% 이후 5년 만에 2월 기준 최고치를 나타냈다. 1월 물가상승률은 0.25%였다. 이에 지난달까지 최근 12개월 물가상승률은 5.2%로 집계돼 정부 당국의 목표치(3.75%)를 크게 웃돌았다.
석유와 같은 상품 가격이 전 세계적으로 오르자 물가는 상승하는 반면 과도한 공공지출 우려로 실물 경제는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브라질의 경제성장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마이너스(-)4.1%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최소한 올해 상반기까지 경기 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률은 상반기에만 7%대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브라질 중앙은행 이사회는 이날 성명에서 “특별 통화부양책을 줄임으로써 일부 정상화 과정을 시작하기로 했다”면서 “인플레이션 전망에 중요한 변화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오는 5월 회의에서도 0.75%포인트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브라질 중앙은행의 결정이 경기 부양책을 완전히 거둬들이지는 않고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통해 물가를 잡겠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아드리아나 두피타 블룸버그 중남미 이코노미스트는 “브라질 중앙은행의 매파와 비둘기파적 메시지가 섞인 입장은 금리 조정이 빠르지만 적당한 수준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신호”라면서 “다만 재정 리스크가 차기 정책 회의 이후에도 지속한다면 계획을 재검토해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현행 0.00~0.25%로 동결하기로 했다. 연준은 올해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완화 기조’의 정책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