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브라질 연방대법원의 에지손 파킨 대법관은 이날 룰라 전 대통령에게 선고된 실형을 무효로 한다고 판결했다. 파킨 대법관은 쿠리치바 연방 검찰 부패 수사팀에서 진행한 수사와 법원 판결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로써 룰라 전 대통령은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있게 됐다.
앞서 룰라 전 대통령은 2014년 3월부터 진행된 권력형 부패 수사 ‘라바 자투’에서 뇌물수수와 돈세탁 등 혐의를 받았다. 1심과 2심 법원은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해 12년의 실형을 선고해 그는 2018년 4월 남부 쿠리치바의 연방경찰에 수감됐다. 하지만 대법원이 2심 판결만으로 수감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해 2019년 11월 석방됐다.
이번 실형 무효 판결은 라바 자투가 판사와 검사의 공모로 이뤄졌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나왔다. 라바 자투를 이끈 세르지우 모루 전 판사는 최근 검사들과 공모해 룰라 전 대통령의 유죄 판결과 수감을 끌어낼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 폭로됐다. 모루 전 판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취임 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되며 수사 동기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룰라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이날 성명을 내고 “룰라 전 대통령은 부당하게 수감됐으며 그의 정치적 권리가 부당하게 취소됐다”고 강조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2018년 수감 상태에서 대선 출마를 위한 법정 투쟁을 이어갔지만, 연방 선거법원이 실형을 선고받은 정치인의 출마를 제한하는 법을 적용해 그의 출마를 막았다. 하지만 실형이 무효처리되며 룰라 대통령은 2022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자격이 생겼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룰라 전 대통령의 실형 무효 소식을 듣고 “룰라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전망은 참혹하다”며 “브라질 국민은 그와 같은 후보를 원하지 않는다. 그가 선거에 출마할 것이란 가능성도 생각하지 말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