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특허심판원(PTAB)에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배터리 특허 무효 심판(IPR)의 결론이 이번 주 중에 나올 전망이다.
합의 규모에 대한 양사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에서 이번 판결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7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PTAB는 20일 새벽께 LG에너지솔루션의 IPR에 대한 결론을 내놓을 예정이다.
만약 PTAB가 LG에너지솔루션의 주장을 받아들여 SK이노베이션의 특허를 무효로 하는 결정을 내린다면, 협상 테이블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반대의 결정이 나온다면 SK이노베이션에도 협상 카드가 하나 생길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3월 31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특허에 대한 IPR을 신청했고, PTAB는 9월 30일부터 이 사건을 심리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도 작년 5월 26일부터 7월 6일까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특허에 대해 8건의 IPR을 신청했지만, 이에 대해서는 ITC에서 같은 내용을 다루는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모두 각하했다.
이후 SK이노베이션 측은 이 사건들에 대해 재심리(rehearing)를 신청해둔 상태다.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의 최종판결이 나왔지만, 배상금 규모에 대한 이견으로 합의가 장기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조~3조 원가량의 배상금을 요구하고 있고, SK이노베이션은 1조 원 안팎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종판결 이후 SK이노베이션이 애초 제시한 배상금보다 다소 높은 수준을 제시했지만 LG에너지솔루션에서는 이를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ITC는 '영업비밀 침해' 사건에서 SK이노베이션의 조기 패소 판결을 인용하고, 10년간 미국 내 수입과 판매를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양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비토) 행사 시한을 앞두고 치열한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달 11일까지 이 결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2년 가까이 소송을 이어오면서 양사 사이의 벽이 높이 쌓여있는 상태라 원만한 합의가 쉽지 않은 모양"이라며 "지금 상황에서라면 PTAB의 결과가 큰 변수로 작용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