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의 남자'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유통업계 최고경영자(CEO)로서 지난해 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말 베인&컴퍼니로부터 영입 당시부터 기본 급여를 높게 보장받은 데다 지난해 코로나19 변수에도 실적 개선에 성공해 높은 수준의 상여금을 받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감독원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마트 사업보고서에서 강 대표는 지난해 보수로 총 20억9200만 원을 받았다.
전임자인 이갑수 전 대표가 직전 연도(2019년)에 총 50억 5900만 원을 수령한 점을 고려하면 절반 수준이지만, 이 전 대표의 보수총액에는 38억4600만 원의 퇴직소득이 포함돼 계산됐다.
사실상 연봉이라고 볼 수 있는 급여(8억 7800만 원)와 상여(3억 3500만 원)로만 보면 이 전 대표는 12억1300만 원을 받은 셈이다. 이 전 대표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약 6년간 회사를 이끌어 온 바 있다.
이에 비해 강 대표는 지난해 급여로만 15억6000만 원을 받았다. 이는 이마트와 함께 그룹을 이끄는 계열사인 신세계를 이끄는 차정호 대표의 보수총액(13억8400만 원)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강 대표의 급여 수준은 그의 그룹 내 위상을 드러낸다는 평가다. 상여로는 5억3200만 원을 받았다.
실제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지난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음에도 이마트는 신선식품 강화와 트레이더스의 성장 등으로 '매출 20조 원' 시대를 열며 외형 확대에 성공했다. 또한 대표를 겸하고 있는 SSG닷컴의 실적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이마트는 강 대표의 보수에 대해 "어려운 대내외 경영환경 속에도 매출액 14조 2138억 원과 영업이익 2950억 원을 달성한 점을 고려했다"며 "사업구조 개선을 위한 턴 어라운드 프로그램 추진 성과 및 고객 만족 개선 등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을 넘어 유통업계 전반으로 봐도 강 대표의 임금은 최고 수준이다.
비슷한 시기인 2019년 말 롯데그룹의 유통BU장에 내정된 강희태 롯데그룹 부회장(롯데쇼핑 대표이사)은 지난해 보수총액 8억9400만 원을 수령했다. 강 부회장의 경우 상여가 없었고 보수의 대부분이 급여(8억8400만 원)로 구성됐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함께 현대백화점을 이끄는 장호진, 김형종 사장은 지난해 각각 9억4600만 원, 9억4300만 원의 보수총액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마트의 미등기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해 보수총액 33억6800만 원을 수령했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정재은 명예회장은 이마트로부터 각각 26억9300만 원의 보수총액을 받았다.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은 지난해 신세계에서 29억6000만 원의 보수총액을 받았다.
이밖에도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지난해 현대백화점으로부터 35억2700만 원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쇼핑으로부터 13억1300만 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