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점차 둔화하고 있다. 서울 일부 지역에선 전셋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12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12% 올랐다. 상승세는 유지됐지만 전주(0.13%)보다는 오름폭이 0.01%포인트(P) 줄었다. 이 회사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2월 초 0.17%로 정점을 기록한 후 정체하거나 축소되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2ㆍ4 대책 이후 수요자들 사이에서 지켜보자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서울 아파트 거래는 주춤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2ㆍ4 대책에서 83만 가구 추가 공급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10만 가구 규모 택지 지구를 발표한 정부는 이달 도심 개발 사업 후보지 일부를 공개할 계획이다.
지역별로 봐도 서울 25개 구 중 15개 구에서 전주보다 오름폭이 줄었다. 다만 지난주 0.29%였던 도봉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이번 주 0.38%로 0.09%P 높아졌다. 창동 상계주공18ㆍ19단지가 재건축을 위한 예비안전진단을 추진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경기ㆍ인천 지역 아파트값은 지역별로 희비가 갈렸다. 신도시 지역 아파트값 상승률은 0.13%에서 0.09%로 낮아졌지만 다른 지역 아파트값은 0.15%에서 0.18%로 오름폭을 키웠다. 양주시(0.56%)와 오산시(0.43%), 용인시(0.36%), 의정부시(0.36%) 등이 시장을 주도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망 개선 기대가 큰 지역이다.
여 연구원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 투기 논란으로 인한 주택 정책 차질을 집값 변수로 꼽았다. 그는 "LH 신도시 투기 의혹에 대한 파장이 커지는 가운데 신도시 주택공급이 지체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어 관망하던 수요층이 어떻게 움직일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전세 시장은 안정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10%로 전주(0.12%)보다 0.02%P 떨어졌다. 부동산114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25%까지 상승한 후 조사 때마다 하향하고 있다. 경기ㆍ인천 지역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신도시 지역에선 0.05%, 경인 지역은 0.10%로 조사됐다.
전셋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지역도 늘고 있다. 경기 의왕시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보다 0.11% 하락했고 과천시와 위례신도시, 분당신도시에서도 전셋값이 각각 0.04%, 0.03%, 0.01% 내려갔다. 서울에서도 강동구(-0.01%) 아파트 전셋값이 내림세로 전환했다. 신축 대단지를 중심으로 전세 물량이 늘어난 데다 새학기 이사 철이 마무리되면서 수요도 줄었기 때문이다.
여 연구원은 "전세 시장은 수요가 감소하자 급한 집주인들이 가격을 낮춰 매물을 내놓으면서 일부 지역은 약세 전환됐다"면서도 "여전히 물건이 더 귀한 지역이 많아 추세 전환을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