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사진> 한화솔루션 사장이 우주 사업 키우기에 직접 나섰다.
한화는 7일 우주 산업 전반을 지휘할 ‘스페이스 허브’가 출범하며 허브를 이끄는 역할은 김동관 사장이 맡는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봤다”라며 “엔지니어들과 함께 우주로 가는 지름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스페이스 허브란 한화그룹 내 여러 회사에 흩어져 있던 핵심 기술을 한데 모은 조직이다.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엔지니어들이 허브의 중심이다. 한화시스템의 통신, 영상장비 전문 인력과 ㈜한화의 무기체계 분야별 전문 인력, 최근 한화와 함께하기로 한 쎄트렉아이 측도 향후 참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스페이스 허브를 통해 해외 민간 우주 사업의 트렌드를 모니터링하고 연구 방향과 비즈니스 모델을 설정할 계획이다.
한화 관계자는 “허브는 각 회사의 윗단에 있는 조직이 아닌 현장감 넘치는 우주 부문의 종합상황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페이스 허브를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발사체에 쎄트렉아이의 위성을 싣고, 한화시스템의 통신체계를 탑재시킬 수도 있다. 우주라는 이름으로 큰 그림을 그리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스페이스 허브는 발사체, 위성 등 제작 분야와 통신, 지구 관측, 에너지 등 서비스 분야로 나눠 연구ㆍ투자에 집중하게 된다. 해당 분야 인재도 적극적으로 영입할 계획이다.
미국에서 태양광 모듈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기술, 한화솔루션이 인수한 미국의 수소ㆍ우주용 탱크 전문 기업 시마론의 기술 등을 우주 사업과 연계하는 방안도 연구한다.
김동관 사장은 “누군가는 해야 하는 게 우주 산업”이라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자세로 개발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한화그룹 우주 사업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은 앞선 행보에서 예고됐다. 김 사장은 지난달 26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등기임원으로 추천됐다. 이달 29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스페이스 허브의 팀장은 그의 첫 자리다.
그는 지난달 22일 국내 유일의 민간 인공위성 제조ㆍ수출 기업인 ‘쎄트렉아이’의 기타 비상무이사로도 추천됐다. 김 사장은 “항공우주사업 경영의 첫 번째 덕목은 ‘사회적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자리 따지지 않고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가서 무슨 역할이든 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쎄트렉아이로부터 급여를 받지 않는다. 기존 경영진의 독자 경영을 보장하면서 쎄트렉아이 기술의 세계 진출을 도울 계획이다. 그는 이와 관련해 “당장 돈벌이가 아니라 쎄트렉아이와 미래를 함께하겠다는 진정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한화 전략부문장을 맡으면서 항공ㆍ우주산업을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사업 확대를 구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연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래 성장동력의 하나로 우주사업을 거론했다.
민간 우주개발은 세계적 추세다. 모건스탠리는 향후 우주 산업 시장 규모가 민간기업 주도하에 2040년 약 1조1000억 달러(약 122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