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후 글로벌 교역환경 변화, 성장동력 유지 노력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무역의존도가 15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후에도 글로벌 교역환경에 변화 가능성이 높아 무역의존도는 추세적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내수활성화 등 성장동력을 유지하는데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무역의존도는 전년대비 7.5%포인트 하락한 73.3%를 기록했다. 이는 2005년(72.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2018년 82.5%를 기록한 이래 2년연속 하락한 것이다.
총수출 의존도는 전년보다 3.4%포인트 떨어진 38.9%로 2006년(37.3%) 이래 최저치를 보였고, 총수입 의존도는 전년대비 4.1%포인트 하락한 34.4%로 2003년(31.4%) 이후 가장 낮았다.
무역의존도란 한 나라의 국민경제가 어느 정도 무역에 의존하고 있는가를 표시하는 대표적 대외의존도 지표로 수출입총액을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명목 총소득(GNI)으로 나눈 값이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확산)에 따른 세계 각국의 셧다운(일시 폐쇄) 조치에 생산 차질을 빚으며 수출입길이 막힌데다, 관광객 등이 급감하면서 서비스업도 위축된 때문이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작년 통관기준 무역액은 수출 5128억5000만달러, 수입 4672억달러로 4년만에 1조달러 달성에 실패했다. 지난해 입국자수(251만9000명)와 출국자수(427만6000명)도 전년대비 각각 85.6%와 85.1%씩 급감했다.
신승철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지난해 수출입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통관기준 1조달러가 깨졌다. 해외여행도 못가고 관광객도 들어오지 못하면서 서비스 부문도 많이 줄었다. 반면, 추가경정예산 집행으로 정부소비와 투자가 늘면서 내부부분이 커졌다”며 “2019년에도 글로벌 경기와 반도체 경기가 좋지 못했던데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줄어든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를 비롯해 독일, 대만 등은 무역의존도가 높은 나라다. 과거 100%를 넘기며 외부 충격시 경제가 더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면서도 “내수시장이 커져 (무역의존도 비중이) 떨어진 것 같진 않다”고 덧붙였다.
수출로 인한 성장에 한계가 왔다는 점에서 완만한 감소를 유도할 수 있게끔 성장동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즉, 글로벌 인밸런스(균형·조화) 과정에서 선진국이 더 이상 수입으로 성장하기 어려워진데다, 선진국과 중국간 통상마찰 등으로 교역이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규모가 커짐에 따라 교역규모를 예전처럼 늘리는데도 한계가 있는데다, 코로나 사태 이후 글로벌 경제의 전개상황을 예단키도 어려워서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정체 양상을 보여 왔었다는 점에서 빠르게 줄었다고 보긴 어렵다. 또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높은 편이어서 완만하게 줄어들 것으로 본다”면서도 “코로나 영향으로 교역보단 내수 중심의 성장 흐름이 지속될 것이다. 완만히 감소할 수 있도록 성장동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겠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