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77관왕에 오르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 ‘미나리’가 불법 복제 유통에 골머리를 앓게 됐다.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인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1980년대 미국 아칸소 주로 이주한 한인 가정의 정착기를 감명깊게 그려내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엔 ‘아카데미’와 함께 미국 양대 영화상으로 꼽히는 ‘골든글러브’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며 흥행을 예고했다.
4일(현지시각)에는 미국의 비영리 은퇴자 단체인 전미은퇴자협회(AARP)가 영화 ‘미나리’에 최우수 세대통합상을 수여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미국 현지 언론은 “AARP가 ‘어른들을 위한 영화에 초점을 맞추고 수상작을 선정했다’면서 ‘올해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영화가 많아 기쁘다’고 말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미나리’의 화제성이 커지는 만큼 콘텐츠 업계의 고민도 늘어나고 있다. 불법 복제물 유통 때문이다.
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미나리’는 개봉 첫날인 지난 3일 4만 명, 둘째 날 3만438명의 관객을 불러들이며 이틀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누적 관객은 7만2178명이다.
‘미나리’의 불법 복제물은 이미 국내에서 개봉하기 한 달 전부터 국내외 온라인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과거에 토렌트·P2P 등에서 불법 복제 콘텐츠가 유통됐다면, 최근에는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나 모바일 메신저, 페이스북·유튜브 등 경로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인기에 비례해 불법 복제가 늘어나는 만큼 저작권 피해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콘텐츠 업계에서는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날로 다양해지는 유통 경로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목소리다. 영화의 수입·배급을 맡은 판시네마는 최근 저작권 침해와 불법 복제·배포에 대해 강력한 법적 대응 의사를 밝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