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더 친환경?] '찐 친환경차'는 수소차…기업들, 연이은 ‘베팅’ 행렬

입력 2021-03-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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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생산 65%가 석탄ㆍ원자력 발전…현대차ㆍSK 등 2030년까지 43조 투입

▲테슬라 전기차 세단 모델3 차량 전면에 있는 로고. 
 (AP뉴시스)
▲테슬라 전기차 세단 모델3 차량 전면에 있는 로고. (AP뉴시스)

전기차와 수소차가 친환경차로 주목받는 배경에는 '전기'가 있다.

휘발유나 경우 등을 동력원으로 쓰는 내연기관차는 연료를 태우는 중에 이산화탄소 등 공해물질을 배출한다.

반면, 전기로 움직이는 전기차나 수소차는 그 자체로 보면 공해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 말 그대로 'emission zero(공해물질 배출량 '0')'가 가능한 것이다.

전기차와 수소차의 결정적인 차이는 전기 에너지를 만드는 방식에 있다.

전기차는 이미 만들어진 에너지를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쓰는 데 비해, 수소차는 내부 장비를 통해 수소에서 전기에너지를 생산하고, 이를 동력원으로 쓴다.

이런 차이는 곧 두 자동차의 장단점과 맞닿아있다.

효율성을 기준으로는 기존에 생성된 에너지를 활용하는 전기차가 낫다는 평가다. 하지만 그 전기가 대다수 석탄ㆍLNG 발전 등 공해물질을 배출하는 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친환경성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수소차가 더 낫다는 것이 중론이다.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

◇ 에너지 효율성은 전기차 우월…충전시간ㆍ주행거리는 수소차 유리 =

유럽 환경단체 ‘T&E(교통과 환경)’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기준 전기차와 수소차의 연료 생산 효율성은 각각 94%, 68%다.

자동차의 동력원으로서 전기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전기차는 수송, 저장, 배분 과정에서만 에너지 손실이 발생한다. 수소차는 여기에 더해 전기분해의 과정도 필요해 에너지 손실이 더 크다.

이후 이 전기를 자동차 동력원으로 실제 사용하면서 추가로 에너지를 잃는다. 이 과정까지 고려하면 전기차의 효율성은 77%로 낮아진다. 수소차는 33%까지 떨어진다.

전기차는 충전 장치, 배터리 효율성, 직류ㆍ교류 변환, 엔진ㆍ모터의 효율성 등에 따라 에너지 효율성이 좌우된다.

수소차는 직류ㆍ교류 변환, 엔진ㆍ모터의 효율성 등 과정은 같지만, 수소를 전기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큰 에너지 손실이 발생한다.

결국 전기차와 수소차의 총 에너지 효율성은 두 배 이상 차이 나는 것이다.

한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충전한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해두고 이를 방전하면서 동력을 얻지만, 수소차는 고압수소뱅크에 저장한 수소를 연료전지에 공급해 전기화학 반응으로 발전을 하고, 여기서 나온 전기에너지로 전기모터를 구동한다"며 "부품 수나 기술적으로나 수소차가 비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단, 충전 시간과 주행거리 등을 기준으로는 수소차가 유리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의 충전 시간은 약 30분가량인 데 비해, 수소차(700기압의 수소 통 기준)는 약 5분이면 충전이 끝난다.

한 번 충전할 때 주행 가능한 거리도 수소차가 길다. 전기차는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배터리 시스템 전체를 키워야 하고 그만큼 무게가 늘지만, 수소차는 수소탱크만 더 크게 만들면 된다.

▲일본 ENEOS가 운영하는 시내 주유소 앞에 수소 충전 간판이 걸려 있다. 
 (출처=ENEOS 홈페이지)
▲일본 ENEOS가 운영하는 시내 주유소 앞에 수소 충전 간판이 걸려 있다. (출처=ENEOS 홈페이지)

◇ 친환경성은 수소차 다소 우위…잇따라 수소에 '베팅'하는 기업들 = 친환경적인 측면에서는 수소차가 우위에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전기차는 운행 중에 오염물질을 배출하진 않지만, 동력원인 전기 자체를 만드는 데 상당 부분 화력ㆍ원자력 발전 등이 개입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의 전체 발전량에서 석탄과 가스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과반이 넘는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지난해 석탄 발전량 비중은 35.6%이다. 가스 발전량은 전체의 26.4%를 차지했다. 이 둘을 합치면 62%에 달한다.

수소도 아직까지 상당수가 정유 공장 등에서 부산물로 나온다는 점에서 친환경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명 ‘회색수소'다.

석유제품을 만드는 중에 잉여로 나오는 물질이긴 하지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와 밀접한 것 또한 사실이다.

업계에서는 대안으로 물을 전기분해 해 수소를 만드는 '수전해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포스코는 최근 2040년까지 그린수소 200만 톤(t)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그린 수소는 신재생 에너지의 잉여전력으로 수전해(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와 산소로 나누는 과정)를 통해 깨끗하게 생산한 수소다.

환경단체의 한 관계자는 "전기차나 수소차 자체로 보면 환경에 부담을 주는 건 없다"면서도 "거기에 들어가는 수소, 전기 생산 과정을 보면 친환경과는 거리가 있다. 특히, 한국의 여러 조건을 고려하면 석탄이나 원자력의 비중을 급격히 낮추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점에서 수소차가 그나마 친환경에서 앞설 것"이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외 기업들은 아직 '무주공산' 격인 수소 시장 선점을 위해 투자를 늘리고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는 현대차와 SK, 포스코, 한화, 효성 등 5개 그룹과 중소ㆍ중견기업 등 국내 기업들이 수소 경제를 선점하기 위한 청사진이 제시됐다.

이들은 2030년까지 수소 생산, 유통ㆍ저장, 활용 등 수소경제 전 분야에 43조4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한다.

구체적으로 SK는 연료전지발전소 등에 18조5000억 원을, 현대차는 수소차 등에 11조1000억 원을 집행한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개발 등에 10조 원을, 한화와 효성은 그린수소 생산과 액화 수소플랜트 등에 각각 1조3000억 원, 1조2000억 원을 투자한다.

현대중공업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아람코도 '수소 및 암모니아 관련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현대중공업이 아람코의 LPG(액화석유가스)를 도입해 수소를 생산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아람코가 가져가는 내용이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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