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증권사에서 리포트를 통해 호실적을 전망한 종목이 불과 두 달여 만에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위기에 놓였다. 이 종목은 이 기간에 주가가 두 배 가까이 올랐다가 관리종목 지정 우려가 불거지자 20% 넘게 급락했다.
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은 지난해 12월 9일 베스파에 대해 ‘턴어라운드 확실한데, 주가는 공모가의 1/3’ 제하 리포트를 발간했다. SK증권은 이 종목에 대해 “주가에 반영할 수 있는 악재는 모두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내년부터 킹스레이드 매출 회복세와 고(高) 개발비가 투입된 신작들에 대한 출시 기대감으로 기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리포트 발간 당일 베스파 주가는 1만750원에서 가격상승제한 폭까지 오른 1만3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어 12월 17일에는 KB증권에서 ‘천일동안, 이유 있는 역주행’제하 리포트를 발간했다. 올해 들어서는 키움증권은 ‘재도약의 원년’, 26일 유화증권 ‘기다리던 신작 출시 임박’, 28일 한화투자증권 ‘재도약의 해’ 등 줄줄이 리포트가 나왔다.
이 기간에 베스파 주가는 장중 2만3400원(2월 9일, 117%)까지 올랐다.
그리고 마지막 리포트가 발간된 지 약 한 달 뒤인 지난달 25일 베스파는 ‘내부결산 시점 관리종목 지정 또는 상장 폐지 사유 발생’을 공시했다.
킹스레이드 매출 감소와 신작 출시를 앞두고 비용부담이 늘어나며 자기자본 대비 50%를 초과하는 법인세비용 차감 전 계속 사업손실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이 회사는 2018년에도 대규모 법인세비용 차감 전 사업손실을 기록했다.
베스파는 3분기 말 기준 3분기 말 기준 이미 197억 원 규모 영업손실과 235억 원 규모 법인세 비용 차감 전 순손실이 발생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5개 리포트 중 베스파의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을 언급한 곳은 없었다. 다만 KB증권은 리스크 요인으로 단일 게임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상장당시 투자했던 캐피탈 보유지분 관련 오버행 이슈를 꼽았다. 유화증권은 주력게임의 노후화로 매출이 감소 중이란 점을 꼽았다.
베스파가 해당 사실을 공시한 후 주가는 당일 20% 급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주가가 두배 넘게 오른 상태라 개인 투자자의 손실도 우려된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이날 ‘투자유의 안내’에서 한계기업 관련 주요 불공정거래 유형으로 악화한 내부 결산실적 발표 전·후부터 감사보고서 제출 전까지 공시ㆍ언론ㆍ풍문 등을 통해 재무상태 관련 허위ㆍ과장 정보를 유포하는 사례가 있다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강조했다.
거래소는 “재무개선 효과 기대를 유도하기 위해 공시·언론을 통해 호재성 재료 발표한다”며 “투자자들은 이상의 결산 관련 한계기업의 특징 및 불공정거래 주요 유형을 참고해 추종 매매를 자제해달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