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불확실성 여전..현재로선 본격 정상화 언급할 상황 아냐
기준금리 9개월째 동결..재정·금융규제와 협업 실질적 효과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개상황이 비관적으로 흐르더라도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낙관 시나리오땐 3%대 고공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다만, 코로나19에 따른 성장경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 기준금리 인상 등 본격적인 정상화를 언급할 단계는 아니라고 봤다.
25일 한국은행은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3.0%와 2.5%로 예상했다. 이는 직전 전망과 같은 수준이다. 다만, 성장의 질은 소비와 고용만 부진할 뿐 더 좋다고 판단했다.
실제 설비투자는 회복흐름을 지속하고, 건설투자도 조정흐름을 마무리하면서 회복국면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 역시 세계경기가 회복되면서 반도체는 물론, 자동차와 석유류, 철강·기계류 등을 중심으로 증가할 것으로 봤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수출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빠르게 반등하고, 금년에는 주요국에서 백신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 등 적극적 재정부양책에 따라 글로벌 교역조건도 우호적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경제에 긍정적 측면”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4차 재난지원금이 19조5000억원 플러스 알파로 논의되는 점도 성장률엔 긍정적으로 봤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4차 재난지원금과 추경은 지난 2·3차 보다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그때보단 성장률 제고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1.3%, 내년 1.4%를 예상했다. 당초전망치는 올 1.0%, 내년 1.5%였다. 경기개선과 국제유가 상승, 교육·통신 관련 정부정책 측면의 하방압력 축소, 전·월세값 상승 등이 물가를 견인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2월 중순부터 두바이유가 배럴당 60달러를 넘고 있다는 점에서 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은은 전망 전제치인 원유도입단가(중동산 원유 80% 반영)를 올해 56달러로 봤기 때문이다.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유가가 더 오른다면 분명 소비자물가엔 상방리스크”라고 전했다.
앞서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0.50%로 동결했다. 작년 5월 25bp(1bp=0.01%p) 인하 이후 9개월째 동결이다. 이 총재는 “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백신접종이 시작되겠지만 코로나19 전개상황에 따른 경기흐름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점을 고려했다”고 전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부동산과 주식시장을 생각하면 인하가 어렵고, 경제 불확실성도 커 인상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금리를 낮게 유지할수록 돈이 필요한 곳으로 가게 하는게 더 중요하다. 재정정책, 금융규제와 원활히 협업해 저금리효과를 실질적으로 내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기준금리는 상당기간 동결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이 총재는 “현재로서는 기준금리 인상이라든가 정상화를 언급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금리인상 시점과 관련한 시장 전망은 올 4분기(10~12월)부터 내후년까지 다양하게 나왔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전망 시계가 짧아진 만큼 올 4분기엔 금리인상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예상했다. 반면,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정상화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겠으나 적어도 내년 하반기 정도에나 검토될 사안”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