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 검증 자문단이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의 사용연령을 16세 이상으로 허가 권고했다. 이에 따라 18세 이상 성인으로 제한한 정부의 예방접종 시행 계획이 16세 청소년으로 확대될지 관심이 쏠린다. 식약처는 정부가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허가 내용을 참고해 향후 시행계획에 활용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김상봉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23일 한국화이자가 허가 신청한 ‘코미나티주’의 임상시험 결과에 대한 검증 자문단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검증 자문단은 화이자 백신에 대한 사용 연령을 16세 이상으로 권고했는데 앞서 식약처 조건부 허가를 받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사용 연령을 18세 이상으로 제한했고, 26일부터 시행 예정인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 역시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다.
이에 김 국장은 “예방접종 시행 계획은 질병관리청에서 계획 수립하고 있는데 식약처에서 제품을 중심으로 효과, 용법, 사용상 주의사항을 제시하면 질병청은 이런 부분을 감안해 예방접종 시행계획에 참고하거나 활용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김강립 식약처장은 지난 3일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공급 예정인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특례수입을 승인하면서 “화이자는 다른 백신과 달리 만 16세 이상에게도 사용할 수 있다는 허가가 났다. 다음에 수입되는 화이자 백신 물량에 대해선 예방접종전문가, 질병청의 의견을 수렴해 접종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겠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 참여한 16~17세 청소년은 총 390명으로, 예방효과에는 107명, 안전성에는 283명이 참여했다. 평가 결과 백신군과 대조군 모두에서 코로나19 감염사례가 발생하지 않았다.
임상시험에 참여한 청소년 집단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김 국장은 “애초 임상시험이 16세 이상 대상자에서 안전성과 효과성을 확인도록 설계됐고, 면역반응이 성인과 다르지 않다는 판단이 있었다”라며 “이 부분은 2차 자문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와 최종점검위원회에서 다시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이 1회 접종만으로 상당한 예방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는데 식약처는 2회 접종을 기준으로 허가 여부를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CNN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영국 공중보건국(PHE)은 이날 “화이자 백신을 1회 접종한 지 3주 후 72%의 예방효과가 나타났다”면서 “2회 접종 후 예방효과는 85%였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 국장은 “식약처의 허가 신청된 심사자료에는 1회 접종을 지지하는 성격의 임상자료가 없다. 현재는 2회 접종으로 돼 있고 2회 신청으로 허가 심사하고 자문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화이자 측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영하 70℃도 초저온 상태에서 보관ㆍ유통되는 mRNA 제조 백신이 일반적 의약품 냉장고와 비슷한 영하 25~15℃에서 2주 동안 저장이 가능해 보관 옵션으로 추가될 수 있다는 내용의 새로운 데이터를 제출했다. 다만 한국화이자는 아직 보관 온도 변경 건과 관련해 식약처에 추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만큼 김 국장은 “관련 자료가 제출되면 허가 사항을 변경할지에 대해선 추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처는 화이자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품질자료 등 심사를 진행하고, 검증 자문단 자문회의를 통해 얻은 전문가 의견과 권고사항, 심사 결과를 종합해 25일 식약처 법정 자문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 자문받고, 그 결과를 26일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