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이 5대 금융그룹 회장과 정책금융기관장 등 금웅권 수장들과의 만남이 ‘팔 비틀기’라는 지적에 ‘소통’이라고 반박했다.
은 위원장은 2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보험산업 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ESG) 경영 선포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팔 비틀기라고) 그렇게 얘기하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오늘 만난 것도 팔 비틀기냐 소통이냐”며 “안 만나고 있으면 뭐라고 할 거냐”고 반문했다.
앞서 16일 은 위원장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만나 소상공인ㆍ중소기업 대출의 만기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조치에 대해 논의했다. 은 위원장과 5대 금융그룹 회장은 소상공인ㆍ중소기업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조치는 6개월 연장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했다.
지난해 2월 은행권은 코로나19가 초래한 경제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대출 만기를 연장하고 이자 상환도 유예했다. 지난해 9월 만기가 도래하자 연장ㆍ유예 기한을 한 차례 더 연장했다. 이날 은 위원장과 5대 금융 지주 회장의 만남으로 대출 만기와 이자 상환은 한 번 더 연장되고 유예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은 위원장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방문규 수출입은행장, 윤대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과 만났고, 22일엔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과 회동했다. 5대 금융 지주 회장과의 간담회와 마찬가지로 코로나 대출 만기 재연장 등을 논의하고 만기가 도래했을 때 차주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연착륙 방안 등을 얘기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런 간담회가 ‘팔 비틀기’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업계에서는 한계 기업을 솎아내기 위해 차주에게 이자라도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뜻을 내비쳤지만 금융위의 방안대로 이자 상환 유예와 대출 만기 연장 등으로 금융 지원 방향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금웅권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인만큼 금융위의 조치엔 공감한다”면서도 “은행이 이자를 받는 건 차주의 리스크를 볼 수 있는 중요한 척도인데 그것마저 유예하니 곤란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