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이후 수도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파르다. 외국인이 집단으로 기숙생활을 하는 사업체를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8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621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틀 연속 600명대 신규 확진이다. 이 중 국내발생은 590명이다.
최근 확진자 발생은 의료·요양기관과 사업체에 집중되고 있다. 12시(정오) 기준으로 서울 용산구 대학병원 관련 확진자가 171명으로 31명 늘었고, 인천 부평구 의료기관에선 총 12명의 신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경기 남양주시 플라스틱공장에선 14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121명이 추가 확진됐다. 확진자 대부분(119명)은 공장 종사자다.
남양주 공장 사례와 관련해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기본적으로 기숙사에서 공동생활을 하는 분이 많고, 그 안에서 식당이나 화장실도 공동으로 이용을 하는데, 전반적으로 환기 등 방역 관리가 미흡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남시 요양병원에서도 총 17명의 신규 집단감염이 확인됐다.
비수도권에선 충남 아산시 난방기공장 관련 확진자가 135명으로 21명 늘었다. 확진자 중 108명은 공장 종사자이며, 27명은 가족·지인 등 추가 전파 사례다. 공주시 병원(총 13명), 충북 진천군 육가공업체(총 14명)에서도 신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이 밖에 경북 경산시 가족3 관련 확진자는 22명으로 16명, 부산 장례식장·보험회사 관련 확진자는 32명으로 15명 늘었다.
더 큰 위기는 다음 주 이후다. 일반적인 잠복기(5~7일)를 고려하면 설연휴 이동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효과는 이주 주말부터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권준욱 방대본 2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설연휴 관련 가족 내 코로나19 발생을 5건 확인했다”며 “잠복기를 고려할 때 향후에 더 발견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주 주말부터 확진자가 증가한다고 해도 방역조치를 활용한 대응이 쉽지 않다. 거리두기 장기화로 피로감이 높아지고 수용도가 떨어진 상황에 다음 주부턴 백신 접종이 개시돼서다. 백신·치료제 보급으로 중증·위중환자 감소가 기대되지만, 동시에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경각심 약화로 방역수칙 준수가 느슨해지는 상황이 우려된다.
이에 방역당국도 기존의 시설별 규제를 활동별 규제로 전환하는 방향으로 거리두기 체계 개편을 준비 중이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단계별 대국민 행동 메시지의 명확화 등을 위해 단계 체계는 간소화하겠다”며 “강화된 의료역량을 반영해 단계 기준은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외출·모임·행사 등 위험도가 높은 활동에 대한 단계별 관리 강화로 사회·경제적 부담을 전 국민에 분산하는 체계를 마련하겠다”며 “생업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등은 최소화하되 감염 취약요인의 제거를 위한 밀집도 조정(인원제한) 등은 추진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