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명일동에 들어선 신동아·우성·현대·한양아파트. 이른바 '명일 4인방'으로 불리는 이들 단지들이 최근 잇따라 정밀안전진단에 도전장을 던지며 재건축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명일동 노른자 단지들이 재건축을 통해 새 아파트로 탈바꿈하면 인근 고덕 그라시움(옛 고덕주공2단지)ㆍ고덕 아르테온(옛 고덕주공3단지) 등과 함께 고덕지구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신동아 이어 우성아파트, 정밀안전진단 용역 착수
정비업계에 따르면 명일동 우성아파트는 이달 재건축 사업 정밀안전진단 용역에 착수했다. 2018년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지 3년 만에 본격적인 재건축사업에 돌입한 셈이다.
총 572가구 규모의 우성아파트는 1986년 지어져 재건축 준공연한(30년)을 훌쩍 넘겼다. 이 단지는 주민들 사이에서 명일 한양(540가구)ㆍ고덕 현대(524가구)ㆍ명일 신동아아파트(570가구)와 함께 '명일동 4인방'으로 불린다. 그만큼 입지가 뛰어나 주변 시세를 선도하고 있다는 얘기다.
지하철 5호선 고덕역 주변에 모여 있는 이들 4개 단지는 최근 재건축 안전진단에 속도를 내고 있다. 4인방 중 지하철역에 가장 가까워 알짜로 꼽히는 신동아아파트는 현재 안전진단을 받고 있고, 인근 우성아파트는 최근 재건축 정밀안전진단 용역에 착수한 상태다. 두 단지는 각각 2017년과 2018년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지만 2018년 정부의 안전진단 기준 강화 이후 새 기준 적용을 피하지 못해 한동안 동면에 들어갔다.
잠자던 이들 단지가 지난해부터 꿈틀대기 시작한 건 정부가 정밀안전진단 문턱을 더 높여서다. 정부는 올해부터 1·2차 정밀안전진단의 선정·관리 주체를 기존 시·군·구에서 시·도로 변경하도록 했다. 특히 시행 예상 시기가 당초 올해 1월이었지만 상반기로 늦춰지자 한 때 재건축 움직임을 보였던 단지들 사이에서 '늦었지만 규제 시행 전에 진단을 서두르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전했다.
강동구 고덕지구에 남은 마지막 주공아파트인 고덕주공9단지(1320가구)가 지난해 12월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것도 이들 단지를 자극했다. 고덕주공9단지는 지난해 9월 안전진단을 실시해 12월 조건부 재건축이 가능한 D등급을 받아냈다.
지역 랜드마크 기대감에 시세 껑충
명일동 4인방 중 고덕 현대아파트는 2018년 새 안전 기준이 시행되기 직전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며 가장 먼저 재건축 관문을 넘었다. 명일 한양아파트는 고덕 현대아파트와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명일동 A공인 측은 "송파구 미성·크로바와 서초구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도 통합재건축을 추진한 전례가 있지 않냐"라며 "이 일대가 교통과 학군, 녹지 등 주거 여건이 워낙 좋아 통합 재건축을 해 몸집을 키우면 지역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재건축 바람이 불면서 명일동 4인방의 몸값도 뛰고 있다. 매물 부족 속에 시세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우성아파트 전용면적 133㎡형은 현재 17억5000만 원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말보다 5000만 원 넘게 올랐다. 인근 한양아파트 전용 119㎡형도 현재 17억~18억 원을 호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