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주도로 주택을 대규모로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2·4 대책'에도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에선 신고가 거래가 줄을 잇고 있다.
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1차 아파트 전용면적 49㎡형은 2ㆍ4 공급 대책 발표 이후인 5일 20억 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가보다 1억5000만 원 올랐다. 이 아파트는 불과 한 달 전만해도 18억3000만 원에 팔렸다. 지금은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가 20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 인근 H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매물이 없어 거래는 뜸하지만 팔리는 족족 신고가를 기록한다"고 전했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9단지 전용 126㎡형도 최근 21억2400만 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목동 일대 재건축 추진 단지들의 현재 호가는 기존 거래가를 웃돌고 있다.
강남권과 목동 일대 재건축 단지들은 이들 단지들은 서울 재건축 단지 중에서도 '알짜'로 꼽히는 단지들이다. 당초 정부는 2·4 대책을 통해 밝힌 공공 주도의 정비사업이 진행될 경우 역세권 등 도심 지역을 포함한 서울 재건축 단지들의 집값이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이들 지역의 실거래가는 물론 호가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 단지들은 다소 시일이 걸리더라도 공공재개발 사업보다는 독자적인 사업 추진을 추진을 통해 사업성을 충분히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주요 강남 재건축 단지들은 공공 주도의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오는 4월 7일 치러질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기점으로 그동안 얼어붙었던 재건축 사업에 대한 규제 완화까지 기대하고 있다. 실제 야당은 물론 여당까지 용적률 상향 등 재개발·재건축 규제의 전향적인 완화를 암시하고 있다.
강남권 한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대다수 주민들이 사업성이 보장되지 않는 공공 주도의 사업 진행에 관심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