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상장기업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기초 체력을 키워 실적 개선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공매도 세력이 ‘표적’으로 삼기에는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단 예상이 나온다.
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상장사 190곳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180조576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예상치인 영업이익 126조5636억 원과 비교해 30%가량 증가한 수치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지난해 상장기업의 수익성은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급락했지만 이후 반등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올해는 전년 대비 매출액 8.8%, 영업이익률 2.1%p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영업이익 전망치는 완만하게 상향 조정되는 상황이며 올해 의료, 소재, IT섹터의 매출 증가율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 등을 예상하고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내는 공매도를 뜻한다. 글로벌 헤지펀드들은 코로나19 수혜주인 IT·헬스케어·배달 등의 기업을 중심으로 공매도에 나섰다. 장기적으로 수익을 내지 못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러나 견고한 실적을 내고 있는 우량 기업에는 공매도 세력이 접근하더라도 주가 흐름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 실장은 최근 뜨거운 이슈인 공매도 재개와 관련해 “공매도 금지 해제에 따른 시장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해외 사례에서 나타났다”면서도 “시장 충격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정교한 시장 안정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실제로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벨기에, 오스트리아 등 공매도 금지 국가의 금지 기간 수익률(21.3%)과 해제 직후 1일 수익률(-1.9%), 해제 직후 5일 수익률(0.6%)은 공매도를 허용했던 미국, 영국, 독일, 일본의 같은 기간 수익률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아울러 개인투자자들이 예전과 달리 변동성이 큰 종목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졌고 주로 대형주에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2019년 주가 급락 종목을 매입하는 극단적 추세역추종 패턴도 점점 저변동성 대형주 선호 방식으로 변화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올해 매수한 주요 종목은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셀트리온, 현대차 등 시가총액 상위 기업이다. 남 실장은 “지난해 급증한 개인투자자가 과거와 다른 투자 형태를 보인 점과 지금 같은 영향력이 지속할지는 올해 주식시장의 중요한 화두”라고 강조했다.
이에 기초체력을 탄탄히 한 덩치가 큰 대형주의 경우 공매도 세력으로 인해 쉽게 흔들릴 종목은 아닐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동안의 주가 급등은 공매도 금지 때문만이 아니라 풍부한 유동성과 경기 회복 기대, 기업이익 증가세가 맞물린 결과”라며 “(공매도 재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