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신공항을 놓고 모처럼 여야가 의견을 같이해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핵심으로 하는 특별법을 외치고 있다. 4월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서 벌어지는 상황이다.
김해신공항은 2011년 이명박 정부에서 한 차례 무산됐다. 2016년부터 다시 추진했지만, 부산·울산·경남 지자체가 2016년 평가에서 꼴찌 한 가덕도 신공항을 들고나오면서 또다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지금껏 단 한 번도 김해신공항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힌 적이 없지만, 여야는 당장 가덕도신공항을 착공할 태세다.
변창흠 국토부 장관은 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되더라도 타당성 조사나 기본계획 수립, 이후 행정적 절차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총리실 검증위원회에서 (김해신공항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해서 불분명한 부분이 있다”며 “가덕도신공항 건설 시 김해신공항 존치 등 문제에 대해선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필자 생각에는 부동산 전문가인 변 장관의 생각이라기보다는 국토부의 입장으로 보인다. 국토부도 아직 김해신공항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은 것이다.
2일 가덕도 신공항 토론회를 뒤늦게 녹화한 영상으로 시청했다. 전문가들의 평가는 김해신공항이었다.
경제학자인 우 교수는 김해신공항을 확장하는 게 낫다고 밝혔다. 환경 전문가는 가덕도 신공항을 위해 국수봉을 깎고 바다를 메워야 하는데 현재 이곳은 생태 자연도 1~2등급, 국토 환경성 평가 1~2등급이라며 사실상 훼손하면 안 되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부산광역시는 김해신공항 확장안에 대해 오봉산을 잘라야 하고 평강천을 메워야 한다고 반대했다. 가덕도와 사실상 마찬가지인 상황이고, 바다 매립을 위한 비용은 추산도 못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건설 비용으로 최대 22조 원까지 추산한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예산과 같다.
가덕도 신공항 추진파가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24시간 공항이다. 그러나 선진국 대부분 노동과 교통 문제 등으로 사실상 24시간 운영을 하지 않고 있다. 또 물류를 이야기하지만,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7~8년, 물류 중심의 수출 기업들이 자리를 잡고 실제 경제적 효과를 발생시키는 데 다시 7~8년이 필요하다.
경제는 지금이 위기인데 공항 건설은 약 15년 뒤에야 현실적이고 경제적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지방에서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공사를 하면 지역에 돌아가는 경제효과는 20% 정도다. 말 그대로 대규모 자본이 들어가는 사업이라 서울 대기업들이 참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덕도 신공항 추진으로 경북(대구)과 경남(부산ㆍ울산)이 극심한 대립 상황에 있다. 이래저래 공항 하나 추진하겠다고 나라가 두 동강이 난 셈이다.
부·울·경에 살지 않는 사람은 김해나 가덕도나 막연하긴 마찬가지다. 그래서 네이버 지도로 현재 김해공항과 가덕도의 거리를 보니 27.4㎞였다. 차로 약 30분 거리다. 부산시청에서 거리는 김해공항이 17㎞로 19분, 가덕도는 36.8㎞로 42분 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