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대 저물가에도 농산물과 축산물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1월 한파·폭설의 영향으로 일부 농산물 생산량이 급감한 탓이다.
통계청은 2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0.6%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째 0%대 상승률이다.
근원물가에 해당하는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는 0.9%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는 0.4% 상승하며 2개월 연속 오름폭이 축소됐다. 생활물가지수는 0.3%, 신선식품지수는 0.9% 각각 올랐다. 신선식품 중 채소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과실이 전월부터 고공행진 중이다. 자가주거비 포함지수는 0.7% 상승했다.
품목 성질별로 상품은 0.6%, 서비스는 0.4% 올랐다. 상품에선 농축수산물이 10.0% 상승했다. 채소류 안정세에도 과실류 급등에 농산물이 11.2% 올랐다. 축산물도 11.5% 상승했다. 이정현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농산물은 지난해 9월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상승했던 배추·무 등 채소류가 양호한 기상여건으로 가격 안정세를 보이다 올해 1월 한파·폭설 등에 따른 생산량 감소로 가격이 상승으로 전환됐다”며 “과실은 작황이 좋지 않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축산물은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에 따른 ‘집밥’ 수요 증가와 전년도 기저효과로 오름세를 보였다.
품목별로 농축수산물에선 돼지고기(18.0%), 사과(45.5%), 국산쇠고기(10.0%), 파(76.9%), 양파(60.3%), 달걀(15.2%)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반면 공업제품은 석유류(-8.6%)를 중심으로 0.6% 내렸다. 전기·수도·가스도 5.0% 하락했다. 품목별로 기능성화장품(7.2%), 구두(9.3%), 탄산음료(8.6%), 보일러(10.1%) 등이 올랐으나, 휘발유(-8.0%), 경유(-11.2%), 등유(-10.5%) 등 석유류와 휴대전화기(-1.5%) 등은 내렸다.
서비스에선 공공서비스가 2.1% 급락했다. 개인서비스는 외식 외 서비스가 1.8% 올랐지만, 외식 서비스 둔화(1.1%)로 1.5% 오르는 데 그쳤다. 집세는 0.7% 상승했다. 외래진료비(1.8%), 국제항공료(8.0%), 공동주택 관리비(6.7%), 보험서비스료(8.1%) 등이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
농축수산물 일부 품목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물가는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무상교육 등 공공서비스의 종합지수 기여도(-0.3%포인트(P))를 배제하더라도 물가 상승률은 0%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