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하이닉스에서 받은 보상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발표한 성과급 규모에 내부에서 반발이 이어지는 상황을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경기도 이천에서 열린 반도체 공장 M16 준공식에 참석해 “이 사태(성과급에 대한 직원들의 반발)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PS(초과이익배분금) 문제를 잘 알고 있고 나름대로 고심을 해봤다”고 말을 꺼냈다.
이어 “지난해 제가 SK하이닉스에서 받은 연봉을 전부 반납해 임직원들과 나누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PS 문제에 대해 더욱 공감과 소통이 필요했다”며 “(연봉 반납이) 문제가 잘 해결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2019년 기준 SK하이닉스로부터 연봉 30억 원을 수령했다. 지난해 반기 기준으로 17억5000만 원을 받아, 회사에 반납할 지난해 연봉도 30억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반도체 성과를 바탕으로 직원들에게 연봉의 20% 수준으로 초과이익배분금(PS) 명목의 성과급을 지급한다고 지난달 28일 공지했다.
PS는 전년 실적이 목표 이익을 초과 달성했을 때 주는 성과급이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실적 부진으로 지난해 초에는 PS를 지급하지 않고, 대신 기본급의 400%에 해당하는 미래 성장 특별 기여금을 줬다.
지난해 PS가 연봉 20% 수준이라고 발표되자 SK하이닉스 내부에서는 “전년 PS를 건너뛰었고, 지난해에는 회사 실적이 좋았는데 액수가 너무 적다”는 불만이 나왔다.
특히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비교하면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6일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반영한 사업부문별 초과이익성과급(OPI)을 공지했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 임직원들은 연봉의 47%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부는 지난해 18조81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2019년보다 30% 정도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5조12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84% 늘었다.
한편, 이날 SK하이닉스 노동조합은 행사장 주변에서 소규모 집회를 열고 일방적인 성과급 지급과 성과급 지급 기준 비공개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