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사이클 앞두고 삼성전자·마이크론 등 주요 제조사 경쟁 치열
'미래비전' 3년 조기 달성 의미도
영업익 10조 회복 계기될까
SK하이닉스 M16은 반도체 산업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미래 비전’을 주도하는 생산기지가 될 전망이다.
올해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도래하며 장밋빛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에 이어 차세대 D램 제품 생산도 이어지며 '양 날개‘ 성장축이 갖춰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를 통해 영업이익 10조 원 시대를 되찾을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2018년 말 착공해 2년여 만에 완성된 이천 M16은 3개 층 구조로 형성된 거대 팹으로, SK하이닉스가 국내외 보유한 생산시설은 물론 반도체 업계 내에서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SK하이닉스가 M16에서 제조할 주요 제품은 초미세공정의 핵심 기술인 극자외선(EUV) 기술을 적용한 4세대 10나노급(1a) D램 제품이다.
파일럿 가동이 끝나는 6월부터 대량 양산이 시작되고, EUV 기술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건 5세대 제품인 1b 10나노급 D램이 될 것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10나노대 D램은 공정에 따라 1세대(1x), 2세대(1y), 3세대(1z), 4세대(1a) 등으로 나뉘는데, 뒷세대일수록 회로 선폭을 줄인 제품으로 전력 소모가 적고 생산성이 높아진다. 4세대(1a) 10나노급 D램은 1세대(1x) D램과 비교하면 12인치 웨이퍼당 생산성을 두 배가량 높일 수 있다.
올해 들어 D램 가격 상승과 수요 증가가 점쳐지면서 주요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은 최첨단 D램 공정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 EUV 공정을 적용한 4세대 10나노(1a) D램을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뒤를 이어 D램 시장 3위를 차지하고 있는 마이크론은 지난달 말 차세대 D램 양산 성공을 기습적으로 발표한 상황이다.
마이크론보다 늦기는 했지만,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국내 제조사는 EUV 공정을 통한 차별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EUV 공정을 적용한 경우, 기존 불화아르곤(ArF) 공정보다 훨씬 세밀하게 회로를 그릴 수 있어 생산성이 대폭 증대된다. 마이크론이 현재 양산에 성공했다고 밝힌 제품의 경우 ArF 공정으로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ArF 공정으로 10나노 이하 제품은 생산할 수 없어서, 4세대 이후 제품 개발에선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국내 제조사가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 측은 최근 진행된 지난해 실적 발표 및 콘퍼런스 콜에서 "이미 EUV 공정을 위한 노광 장비를 확보하고 있고, 개발 양산 계획에 따른 EUV 확보 방안에 대해서 장비 밴더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M16 준공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산업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세운 ‘미래 비전’을 조기 달성했다는 의미도 가진다.
앞서 SK하이닉스는 2015년 이천 M14 라인 준공 당시 전년부터 10년 동안 M14를 포함해 국내에 신규 팹 3곳을 구축하겠다는 ‘미래 비전’ 계획을 발표했다. 2018년 충북 청주에 M15 팹이 세워졌고, 이날 M16이 준공되며 계획보다 3년 이르게 미래 비전을 완성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중심으로 SK하이닉스가 올해 영업이익 10조 원을 회복할지도 주목할 지점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반도체 수요 증가와 D램 가격 상승 등의 요인으로 SK하이닉스가 올해 10조 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실제로 지난달 PC용 D램 DDR(Double Data Rate)4 8기가비트(Gb) 고정거래가격은 한 달 전과 비교해 5.26% 상승하는 등 가격 상승 구간에 들어선 상태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를 진행하며 세계 5위 수준인 낸드 시장에서도 성장을 위한 본격적인 발걸음을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향후 D램과 낸드를 양 날개로 메모리반도체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키우고, 동시에 SV(사회적 가치) 창출과 ESG 경영에 주력하는 ‘파이낸셜 스토리 비전’을 이뤄가겠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M16은 ‘파이낸셜 스토리’를 실행해 나갈 첨병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