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로나19 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 회의 결과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을 만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투여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1일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백신이 임상시험에서 만 65세 이상을 포함한 전체 대상자에 예방효과를 확인했고, 안전성 프로파일이 양호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고령자 임상 숫자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투여를 배제할 수 없다고 의견을 모았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임상시험에서 고령자에 대한 충분한 결과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독일과 이탈리아 등에서 접종 대상자가 제한되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이 백신의 예방효과를 분석하는 임상시험에는 만 18세 이상의 성인 8895명이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7.4%(660명)가 만 65세 이상 고령자다. 2만3745명을 대상으로 한 안전성 평가에서 고령자 비율은 8.9%(2109명)를 차지했다.
그러나 영국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고령자를 포함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역시 전 연령을 대상으로 조건부 판매를 승인했다.
자문단은 현재 진행 중인 임상시험에 대한 최종 결과보고서와 미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시험에 대한 중간 분석자료를 허가 후에 제출하는 것을 조건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허가할 것을 권고했다. 식약처는 두 번째 검증 절차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자문 결과를 4일 공개할 예정이다.
속도를 내는 품목허가 절차와 발맞춰 국내 백신 도입도 시작된다. 먼저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이달 중순 화이자 백신 11만7000도즈(약 6만 명분)가 들어온다. 이어 역시 코백스 물량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최소 30만 명분이 2~3월 내 공급될 예정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직접 계약한 백신 물량도 2월 중 확보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개별 계약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25만 도즈(약 62만 명분)가 공급될 예정"이라며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에서 생산한 제품이 2월 말에 공급되는 일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2월 중 약 100만 명 분량의 코로나19 백신이 국내에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품목허가를 받는대로 접종이 시작되며, 아직 심사 초기 단계인 화이자 백신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긴급사용승인을 근거로 특례수입 절차를 거쳐 접종한다.
힌편, 정부는 국내에 장기 체류하는 외국인에게도 건강보험에 가입된 경우 코로나19 백신을 무료로 접종하기로 결정했다. 단기 체류자에 대해서는 접종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세부적인 방침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