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나온 ‘스마트폰 경영 성적표’…희비 엇갈린 업계

입력 2021-01-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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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2로 최대 실적 낸 애플…화웨이·LG전자는 사업 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격동의 시간을 지나고 있다. 한동안 공고했던 점유율 순위가 분기별로 격변하면서 제조사 간 희비도 엇갈렸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수요가 대폭 위축되며 쉽지 않은 경영 환경이 조성된 가운데서도 일부 업체는 최대 실적을 내며 승승장구했지만, 또다른 업체는 사업 존폐 갈림길에 서거나 점유율이 급감하는 등 명암이 극명하다.

올해 기저효과와 경기회복 기대감에 따라 판매량 증가가 점쳐지면서 스마트폰 시장 경쟁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불안한 1위' 삼성전자·애플은 아이폰 12 업고 ‘비상’

(사진출처=Apple)
(사진출처=Apple)

30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출하량 2억5570만 대(19%)를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사수했다.

다만 점유율과 출하량은 모두 전년 대비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억9690만 대, 점유율 20%로 1위를 차지했었다.

반면 애플은 전년 대비 출하량과 점유율이 모두 오르며 삼성전자를 매섭게 추격했다. 출하량은 2억110만 대를 기록하며 약 3% 증가했고, 점유율도 13%에서 15%로 2%p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첫 5G 스마트폰 제품인 아이폰12가 ‘역대급 판매량’을 기록하며 점유율 면에서 삼성전자를 추월하기도 했다.

최근 진행된 실적 발표에서 애플은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21% 급증한 1114억4000만 달러(약 123조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처음으로 분기 매출액 1000억 달러를 돌파했고, 아이폰 매출은 656억 달러(약 72조4880억 원)로 전년 대비 17% 늘었다.

이 시기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춤했다. IM 사업부가 거둔 영업이익은 2조 4200억 원으로 전 분기(4조4500억 원)보다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전년 동기(2조5200억 원)보다도 소폭 감소했다.

1위 꿈꾸던 화웨이 6위로…LG전자 '구조조정 or 매각'

한때 글로벌 1위를 달렸던 중국 화웨이는 미국 정부 제재로 인해 큰 타격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4분기의 경우 자국 경쟁사인 OVX(오포ㆍ비보ㆍ샤오미)에 모두 뒤처지며 6위까지 추락했다.

이 시기는 화웨이가 부품 조달 어려움에 따라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인 ‘아너’를 중국 선전시 정부 산하 기업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매각한 때와 겹친다. 7000만 대 안팎에 달하는 아너 연간 판매량은 화웨이 사업 내 30%를 차지할 정도로 작지 않은 규모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올해 화웨이 시장 점유율이 3.4%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LG전자 스마트폰 전시관에서 체험할 수 있는 LG 윙의 모습  (사진출처=LG전자 가상전시관 캡처)
▲LG전자 스마트폰 전시관에서 체험할 수 있는 LG 윙의 모습 (사진출처=LG전자 가상전시관 캡처)

LG 벨벳, 윙 등 주력 제품을 꾸준히 출시해오던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존폐 위기에 몰렸다. 2015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5조 원 가까운 누적 적자를 낸 데다, 지난해 LG 벨벳, LG 윙 등의 전략 제품 판매량이 저조한 수준에 그치며 반등 시기를 놓친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최근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임직원에게 보내는 이메일을 통해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며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력을 이관시켜 모바일 기술은 유지하되, 일부 생산시설을 매각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잠재적 후보로 베트남 빈그룹, 구글과 페이스북, 폭스바겐 등이 꼽힌다.

달아오르는 2021년 스마트폰 시장…유력 신제품 대기

▲이탈리아 로마 스페인 광장(Piazza di Spagna)에 설치된 '갤럭시 S21' 옥외 광고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이탈리아 로마 스페인 광장(Piazza di Spagna)에 설치된 '갤럭시 S21' 옥외 광고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올해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을 각종 신제품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아이폰12 독주를 막기 위해 평소보다 한 달 이르게 전략 스마트폰 제품인 갤럭시 S21 시리즈를 전 세계 출시했다.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함에 따라 갤럭시 Z폴드, Z플립 라인에서도 신제품을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해 4분기 콘퍼런스 콜에서는 "중장기적으로는 다양한 폼팩터 디자인의 스마트폰 출시를 검토 중"이라며 새로운 폼팩터 제품을 내놓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애플은 상반기에는 아이폰12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하반기에는 아이폰13(가칭) 출시를 통해 시장 주도권 잡기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OVX(오포ㆍ비보ㆍ샤오미)는 유럽, 중남미 등 중저가 스마트폰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서 화웨이 빈자리 채우기에 속도를 낸다. 샤오미는 홍미노트 11 등 주요 제품을 일찍이 발표했고, 오포는 롤러블(말리는), 폴더블 스마트폰 제품을 꾸준히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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