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액화석유가스(LPG)차의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수송용 수요의 증가를 예상했지만, 오히려 판매가 줄어드는 결과가 나오면서 LPG 업계는 실망한 기색이다.
이에 LPG 업계에선 정부가 정책적 유인을 통해 LPG 차의 구매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새로운 수요처 발굴과 신사업 모색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27일 대한LPG협회에 따르면 2019년 12월 200만4730대에 달했던 LPG차 등록 대수는 2020년 12월 기준 197만9407대로 감소했다. LPG차 등록 대수는 2010년 11월 245만9155대로 최고점을 찍고 내리 감소하는 추세로, 등록 대수가 200만 대를 밑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초 LPG 업계는 LPG 차량의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LPG차는 일반인이 사용할 수 없고, 장애인·국가유공자 등 일부 계층과 택시 등 차종만 사용하도록 법으로 제한돼 있어 시장이 제한적이었지만, 2019년 3월 미세먼지 대책의 일환으로 LPG차에 대한 규제가 37년 만에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대만큼 수요는 늘지 않았다. LPG 차량 판매 자체는 늘었으나 폐차, 운행 중단 차량이 더 빠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LPG 업계에선 LPG 차종이 적어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LPG 차량 구매의 정책적 유인책도 마땅치 않았다는 점을 LPG 차량 등록 대수가 줄어든 원인으로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LPG 차량을 구매하는 양도 늘었지만, 폐차도 더 늘었다”며 “신차 구입을 하려는 소비자의 선호도가 70%는 SUV인데, LPG 차량에선 SUV가 QM6 하나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LPG 차를 허용했다고는 하지만 소비자로선 경유차를 사도 불편한 게 하나도 없다”면서 “탄소배출에 대한 부담금을 낸다든지 불편한 점이 없으니 소비자 입장에선 연료비가 저렴하고 연비가 좋은 경유차를 사게 되지 않겠느냐”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은 경유세 인상 등을 통해 경유차 수요를 가져와야 하지만,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LPG 기업들은 LPG 차량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친환경차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자 신규 수요처 확보와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다.
SK가스는 오래전부터 사업 다각화를 통해 가정·상업용, 수송용이 아닌 화학용 LPG 수요를 창출해냈고, 이젠 화학용이 주요 수요처로 자리 잡았다. 이외에도 LNG와 LPG를 연료로 하는 가스복합화력발전소인 울산GPS를 건설 중이며,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울산의 석유·LNG복합터미널, 사우디APC와 합작투자를 통한 PDH·PP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E1은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자로 변신을 진행 중이다. E1은 작년 6월 강원도 정선군 가사리 일대에 8MW급 태양광 발전단지를 준공하면서 본격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뛰어들었다. E1은 LPG 저장기지 및 충전소 부지를 활용한 태양광 발전 사업을 확대하고, 영월 풍력 발전 사업을 통해서도 신재생에너지 사업영역을 다각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