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반도체 품귀, 삼성·SK가 선뜻 나서지 못하는 까닭은?

입력 2021-01-25 15:45 수정 2021-01-25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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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설해도 많은 시간 소요… 향후 공급 과잉 가능성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포드 스포츠유틸리트(SUV) 차량이 보인다. 덴버/AP연합뉴스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포드 스포츠유틸리트(SUV) 차량이 보인다. 덴버/AP연합뉴스
글로벌 자동차업계가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 반도체 업계 선두 주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공급 부족을 해결할 마땅한 방안이 없는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NXP(네덜란드), 르네사스(일본), 인피니온(독일) 등 해외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데다, 이들 업체의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할 파운드리(칩 위탁생산)의 경우도 이미 100% 가동 중인 탓이다.

추가적인 차량용 반도체 주문을 소화할 라인이 없고, 증산도 쉽진 않다. 라인 증설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고, 향후 공급과잉 문제에 직면할 수 있어서다. 다만, 국내 반도체기업들은 자율주행 개발 현황에 맞춰 신제품 준비 및 제품 개발을 진행 중이다.

국내 업체 파운드리 100% 가동 중

2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 DB하이텍 등 국내 파운드리 업체는 현재 공장을 100% 가동 중이다. 차량용 반도체 물량을 추가로 생산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PC, 스마트폰과 같은 IT 제품과 TV 등 가전제품 등의 판매가 늘었다. 반대로 완성차 수요가 감소했다.

이 때문에 파운드리 업체들은 메모리 반도체 생산을 늘려왔는데, 갑작스레 자동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요 불일치가 일어났다.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은 “자동차 수요가 예상보다 더 빨리 회복된 데다, 전기차가 늘어나면서 자동차 들어가는 반도체 부품이 더 많아졌다”며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이 심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DB하이텍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생산이 전체의 5% 미만으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현재 주문이 밀려드는 건 사실”이라며 “캐파(생산 능력)에 한계가 있어서 지금 주문해도 3~4개월 후에나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도 비슷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증설도 쉽지 않아… 일부 국가는 TSMC에 생산 확대 요청

특히 TSMC 등 해외 파운드리 업체들을 중심으로 관련 업체들이 IT 제품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뒤로 미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호 소장은 “자동차 반도체 부품 중 수익성 낮은 부품에 대해 파운드리가 수익성을 이유로 IT, 서버 물량보다 뒤로 미루는 게 이러한 현상의 가장 큰 이유”라고 했다.

그러면서 “차량용 반도체 성능은 사람 목숨과 직결되다보니, 다른 부문보다 인증 절차가 복잡하다”라며 “따라서 공인된 파운드리와 계약이 틀어지거나 물량이 부족해지면 다른 데로 돌리기 쉽지 않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증설도 쉽지 않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증설에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뿐 아니라 추후 공급 과잉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요 자동차용 반도체 기업들은 위탁생산 물량을 대부분을 대만 TSMC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국가가 대만 측에 반도체 생산 확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번 차량용 반도체 업계 품귀현상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향후 자율주행 시대가 열리면 처리하는 정보 용량이 커지고, 탑재되는 메모리 반도체 용량도 눈에 띄게 급증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엑시노스 오토'과 '아이소셀 오토'를, 메모리사업부에서 차량용 D램과 낸드를 공급 중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소량이긴 하지만 D램과 낸드를 차량용으로 공급한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자율주행 개발 현황에 맞춰 신제품 준비 및 제품 개발을 진행 중이다.

현대기아차, 반도체 수급 흐름 유지… 피해 줄였다

▲서울 서초구 기아자동차 본사 건물 외벽에 기아자동차의 새로운 로고가 걸려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기아자동차 본사 건물 외벽에 기아자동차의 새로운 로고가 걸려 있다. (연합뉴스)

이처럼 반도체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현대차그룹은 상대적으로 여파를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올해 생산계획을 넉넉하게, 그것도 일찌감치 세운 덕이다.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글로벌 내수시장이 차 판매가 성장한 곳은 중국을 제외하면 한국이 유일하다. 현대기아차는 차량용 반도체 발주를 크게 줄인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 달리 수급 흐름을 유지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급 불안정에 따라 자동차 반도체 가격이 10% 상승할 것으로 예상 중이다”라면서 “이 정도면 생산 원가는 약 0.2% 오른다. 영업이익이 1% 안팎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신차 효과가 이를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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