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S&P는 36년 만에 최고 성적
유럽·아시아 등 전 세계 증시 일제히 상승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0.83% 오른 3만1188.38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1.39% 상승한 3851.8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60.07포인트(1.97%) 뛴 1만3457.25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3대 지수는 이날 종가는 물론 장중 가격 기준으로도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금융시장 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역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 당일 상승률을 기준으로 하면 다우와 S&P지수는 1985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시작일 이후 36년 만에 가장 좋은 기록”이라고 분석했다. 나스닥 지수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일이 사상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대선 직후 취임식 당일까지로 기간을 확대해보면 미국 증시 상승세는 더 드라마틱하다. 팩트셋 집계에 따르면 S&P지수는 지난해 11월 3일 대선 이후 이날까지 14.3% 상승했다. 선거 이후 취임식까지 상승률 기준으로 역대 최고 기록이다.
간밤 뉴욕증시와 유럽증시에 화답하듯 아시아증시도 21일 상승세를 이어갔다. 일본 증시 닛케이225지수는 0.8% 오른 2만8756.86으로 장을 마쳤다. 인도 증시 센섹스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5만 선을 넘겼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규모 추가 경기부양책을 펼치고 예상보다 더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한 1조9000억 달러(약 2090조 원) 규모 추가 부양책에는 미국인에게 지급하는 현금을 기존 1인당 600달러에서 2000달러로 늘리고 실업수당을 추가 지급하는 등의 방안이 포함됐다. 3월에는 인프라 투자와 관련한 계획도 발표될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든 행정부가 조속한 백신 보급과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코로나19와의 전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어서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경제 활동이 정상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투자자들은 바이든의 정책 어젠다가 금융시장 랠리는 물론 실질적인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기를 고대하고 있다. 웰스파고는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종전의 3.8%에서 4.7%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다. 백신 보급 속도보다 더 빠른 코로나19 확산세가 악재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따른 부채 부담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법인세 인상도 증시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QMA의 에드 키온 최고투자전략가(CIO)는 “증세가 바이든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아니지만, 일부 세금 인상은 있을 것”이라면서 “올해 하반기 경제 회복세가 뚜렷해지면 증세 불안이 시장을 좌우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