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파기환송심 쟁점은 '뇌물 성격'…변수는 '준법감시위'

입력 2021-01-1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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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운명이 결정될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이 18일 열린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에게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등을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뇌물을 건넨 혐의로 2017년 2월 구속기소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부회장이 총 298억 원의 뇌물을 건네고 213억 원을 건네기로 약속했다고 판단했다.

1심은 최 씨의 딸 정유라 씨 승마 지원 72억 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 16억 원 등 총 89억 원을 뇌물공여로 인정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1심에서 유죄로 인정한 액수 중 상당 부분을 무죄로 판단해 36억 원만 뇌물액으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하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항소심에서 무죄로 본 정 씨의 말 구입비 34억 원, 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 16억 원 등 50억여 원을 유죄로 봐야 한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뇌물 액수는 모두 86억여 원이 된다.

'적극적' vs '수동적' 뇌물 성격이 '쟁점'

대법원 판단에 따라 뇌물 액수는 다툼의 여지가 없다. 다만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최 씨의 강요로 인해 '수동적'으로 뇌물을 건넨 것인지, 경영권 승계 등을 요구하며 '적극적'으로 준 것인지 뇌물의 성격이 쟁점이다.

이 부회장 측은 "박 전 대통령의 겁박을 거절 못 해" 벌어진 사건이라면서 "전형적인 정경 유착과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결정문을 꺼내 들었다. 헌법재판소는 결정문에서 "대통령의 재정·경제 분야에 대한 광범위한 영향력 등을 종합해 보면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요구를 받은 기업으로서는 수용하지 않을 수 없는 부담과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특검은 "전합에서 이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판시한 사건”이라고 반박했다.

특검은 2019년 8월 29일 최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문을 '적극적 뇌물공여'의 근거로 제시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신동빈(롯데그룹 회장)과 이재용은 그에 편승해 직무 관련 이익을 얻기 위해 적극적으로 뇌물을 제공한 것"이라고 적시했다.

삼성 준법감시위, 양형에 '변수'

이번 재판의 최대 변수는 삼성 준법감시위다. 재판부가 "피고인들이 제시한 삼성 준법감시위가 실효성과 지속 가능성이 있다고 볼 것인지, 이를 양형 조건으로 고려할지, 만일 고려한다면 어느 정도 고려할지는 모두 재판부의 판단 대상"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해 2월 특검이 “이재용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겠다는 예단을 드러낸 것”이라며 재판부를 바꿔 달라는 기피신청을 제기하면서 재판이 9개월간 중단되기도 했다.

이후 삼성그룹은 준법과 윤리 경영을 위한 독립기구인 준법감시위원회를 구성했고, 재판부는 이를 평가하기 위해 전문심리위원 제도를 도입했다. 재판부와 특검, 변호인이 지정한 전문심리위원 3명은 각각 다른 평가 결과를 내놨다.

특검 측은 준법감시위가 ‘이 부회장이 두려워할 만한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운영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준법감시위의 실효성을 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도 했다. 반면 이 부회장 측은 지난해 5월 진행한 대국민 사과 등을 근거로 들며 실효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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