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친환경 기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회복세 등으로 기존 선박 연료인 고유황 벙커C유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벙커C유에서 공해 물질인 황 성분을 낮추거나 아예 다른 친환경 연료로 눈길을 돌리는 것이다.
17일 상사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무역업에서 최근 벙커C유의 수입을 중단하기로 했다. 기존 사업에서 비중이 크진 않았지만, 상업성과 전망 등을 고려한 결정이다.
무역업을 축소하는 방향성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화는 무역 부문을 해체하고 유화 사업은 화약ㆍ방산 부문으로, 기계 사업은 기계 부문으로 넘겼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기조가 확산하면서 벙커C유에 추가 공정을 거쳐 만든 저유황유(LSFO)가 주목을 받아왔다.
대표적으로 작년 도입된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IMO 2020'이 있다. 선박유의 황 함유량 상한을 기존 3.5%에서 0.5%로 낮추는 내용이 핵심이다.
국내 정유사들은 이에 대비해 일찌감치 LSFO 시설을 도입했다. 특히, SK에너지는 1조 원을 투입해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RDS)를 새로 지었다.
하지만 강제력 없는 IMO 규제에 더해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LSFO에 대한 수요가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기존 벙커C유였던 고유황유(HSFO)의 가격이 오르기도 했다.
그랬던 것이 최근 코로나19 회복세와 물동량 회복 등으로 LSFO 수요가 반등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벙커C유의 평균 판매가격은 작년 8월 리터 당 504.7원에서 11월 466원까지 계속 떨어졌다.
같은 기간 LSFO 스프레드는 계속 커지다 11월에는 배럴 당 7달러를 기록했다. 스프레드가 높으면 제품을 팔고 남는 돈이 많다는 뜻이다. 석유 제품 중에 유일하게 손익분기점 넘겼다.
새로운 에너지로 연료를 대체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화석연료 대신 암모니아, 전기 등으로 운행하는 선박을 잇달아 개발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말레이시아 선사 MISC, 선박 엔진 제조사 만에너지솔루션즈(MAN), 영국 로이드선급 등과 '암모니아 추진 아프라막스(A-Max) 탱커'를 개발 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한화디펜스와 '리튬 배터리 기반 에너지저장장치(ESS)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선박 내 발전기와 전력 부하를 최적의 상태로 제어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한다.
정부도 적극적이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총 24개 사업에 약 205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공공선박 23척과 민간선박 16척 등 총 39척을 친환경 선박으로 전환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