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지인 한 명이 전세를 끼고 나온 1억 원 이하의 매물을 죄다 싹쓸이해갔다. 그런 식으로 쓸어 담은 이 일대 아파트가 작년 11월부터 현재까지 100채는 된다는 소문도 있다." (강원도 원주시 한 공인중개사)
새해 들어서도 지방을 중심으로 한 틈새 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다주택 취득세 중과를 피할 수 있는 공시가격 1억 원 이하 아파트가 주요 타깃이다.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전라북도에서 올해 들어 전날까지 매매가 성사돼 실거래 등록까지 마친 아파트 매매 건수는 222건으로, 이 가운데 매매가 1억 원 이하가 48.2%(107건)를 차지했다.
매매가 1억 원 이하의 거래 비중은 경북(44.9%)과 전남(42.7%)에서도 40%를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 충남(39.8%), 충북(36.8%), 강원(33.0%) 등도 매매가 1억 원 이하의 거래 비중이 전체 거래 3건 가운데 1건 이상 꼴이었다.
다주택 취득세 중과를 피하는 요건인 공시가격 1억 원 이하 아파트에 투기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7·10 부동산 대책을 통해 다주택자의 취득세율을 강화했지만, 공시가격이 1억 원을 넘지 않는 주택은 취득세 중과 예외로 규정했다.'
조정대상지역에서 2주택자가 주택을 추가로 살 땐 8%의 취득세를, 3주택자부터는 12%의 취득세를 내야 한다. 비조정대상지역에서의 취득세도 2번째 주택까지는 주택 가격에 따라 기존대로 취득세 1∼3%를 내지만, 3번째 주택부터 8%, 4번째 주택부터 12%를 적용한다.
그러나 공시가격이 1억 원 이하라면 다주택자라도 취득세가 중과되지 않아 예전과 같이 1%(농어촌특별세 및 지방교육세 포함 1.1%)의 취득세만 부담하면 된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17일 지방을 포함한 전국 37곳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면서 창원·천안·전주·파주·울산·부산·광주·대구 등 주요 과열 지역에 대한 실거래 조사와 중개사무소 현장 단속에 착수했다. 이번 기획 조사는 오는 3월까지 진행될 예정이지만, 공시가격 1억원 이하의 아파트 매물에 투기성 매수세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전북 전주 덕진구 인후동1가에서 영업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전주가 지난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이후에도 공시가 1억 원 이하의 아파트를 중심으로 외지인들의 매수세가 꾸준하다"고 전했다.
17개 시·도 가운데 제주도와 더불어 비규제지역인 강원도의 경우 1억 원 이하 아파트를 사들이는 다주택자의 투기가 더욱 극성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도 원주시 관설동 청솔8차아파트(전용면적 59.85㎡)는 지난달 무려 42건의 매매 건수가 현재까지 등록됐으며 이달 들어서만 벌써 6건의 매매가 신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