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공 16단지에선 올해 들어서만 벌써 3건의 신고가 거래가 이뤄졌다. 이 아파트는 현재 안전진단을 준비 중인 재건축 추진 단지다.
정부가 서울 도심 내 주택 공급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자 재건축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강남권에 이어 강북권 재건축 단지들도 매매가격이 들썩이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일 상계주공 16단지 전용면적 59㎡형(15층)이 5억8000만 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틀 후에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의 아파트(14층)가 5억8000만 원에 거래됐다. 현재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는 6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
상계주공 12단지에서도 신고가 거래 사례가 나왔다. 지난 9일 전용 49㎡형이 5억8000만 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기록한 것이다. 상계주공 3단지에서는 지난 4일 전용 37㎡형이 5억9000만 원으로 직전 거래 가격보다 5750만 원이나 오르며 신고가에 거래됐다.
상계주공아파트는 총 16개 단지로 1985~1989년에 지어져 모두 재건축 연한을 채웠다. 현재는 단지별로 재건축 사업을 진행 중인데, 16단지를 비롯해 3·11단지가 예비안전진단을 신청했다. 1단지는 정밀안전진단을 앞두고 있다. 2·4·7·9·12·13·14단지는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
상계동 H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집값 상승세가 가팔라졌다"면서 "매물도 많지 않아 나오면 거의 신고가로 거래된다"고 전했다.
노원구 상계동 뿐만 아니라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강북권 대부분의 노후 단지들도 집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예비안전진단을 진행하고 있는 도봉구 창동 주공19단지 전용 99㎡형은 지난달 말 10억70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추진 단지들의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올해 적극적인 공급 확대에 나설 것을 시사하면서,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서울 도심 내에 신규 주택 공급은 민간 분양이 중심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