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정인이 사건' 양부모에 "악마"…호송차 막고 "사형하라"

입력 2021-01-1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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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살인죄 적용 공소장 변경

▲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첫 재판이 열린 13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양모가 탄 호송차가 법원을 빠져나가자 시민들이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첫 재판이 열린 13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양모가 탄 호송차가 법원을 빠져나가자 시민들이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생후 16개월 입양아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첫 재판이 열린 법원 안팎은 시민들의 분노로 가득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재판장 신혁재 부장판사)는 13일 정인 양의 양모 장모 씨와 양부 안모 씨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은 본 법정과 함께 국민적 관심을 고려해 중계 법정 두 곳을 운영했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등 시민단체 회원들은 이날 오전 8시께부터 서울 양천구에 있는 남부지법 정문에 모여 양부모에 대한 살인죄 적용과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해산을 시도하면서 분위기가 잠시 격해지기도 했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양부모에 대한 죄목이) 살인죄로 바뀌는지 보러 온 것"이라며 "전문가들은 살인의 고의성이 있다고 했는데, 검찰만 살인죄를 적용하지 않는다면 행동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는 시민단체 회원뿐만 아니라 개별적으로 참석한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주로 자녀를 가진 부모들이었다.

김모 씨는 "아이들을 인격적으로, 정서적으로, 신체적으로 학대하고 그렇게 될 때까지 고통을 받은 게 정말 안타깝다"며 "양부모에 대한 최고 형량이 나올 수 있는 방향으로 재판이 진행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방청권을 얻지 못한 시민들은 한자리에 모여 방청에 참석한 이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중계하는 재판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했다.

검찰이 장 씨에게 살인죄를 적용하는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을 하자 이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그러면서 "입양모 사형", "입양모 살인죄" 등 구호를 외쳤다.

양부모의 재판이 끝나자 한 방청객은 장 씨의 이름을 부르며 "악마 같은 X", "아이 살려내"라고 소리질렀다.

법정 밖에선 시민들이 '정인이를 살려내라', '살인죄 적용'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장 씨와 안 씨가 나오길 기다렸다.

▲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첫 재판이 열린 13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양부 안 모 씨가 재판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첫 재판이 열린 13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양부 안 모 씨가 재판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안 씨가 법원 밖으로 나오자 "살인자", "개XX"라고 욕을 하는 등 목소리를 높였다. 안 씨는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건물을 나와 곧바로 차를 타고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민이 안 씨가 탄 차량을 둘러쌌다. 법원 밖 도로까지 차량을 둘러싼 채로 앞을 가로막던 중 한 시민이 넘어지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문 앞에 대기 중이던 시민들은 장 씨가 탄 호송 차량이 모습을 드러내자 창문을 두드리고 눈덩이를 던졌다. 경찰이 차량의 이동을 위해 버스를 에워싸자 일부 시민은 "경찰은 정인이를 지켰어야지 왜 살인자를 지키느냐"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호송 차량이 모습을 감출 때까지 "장XX 살인자"라고 외치기도 했다.

양부모의 변호인은 재판 직후 "전 국민적 분노가 있는 사건인 것을 알고 있고 저도 공감한다"며 "사실을 밝히는 게 저희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인 양 사망 당일 양부모의 학대가 있던 것은 확실하지만, 그로 인해 사망한 것인지는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장 씨에게 살인죄를 적용했다. 검찰은 "변경된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지속해서 학대를 당하던 피해자의 복부에 강한 둔력을 행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음을 알고도 발로 피해자의 등을 강하게 밟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피해자가 밥을 먹지 않는다는 점에 화가 나 누워 있는 피해자의 배와 등을 손으로 밀듯이 때리고, 아이의 양팔을 잡아 흔들다가 가슴 수술 후유증으로 떨어뜨린 사실은 있다"면서도 "장기가 훼손될 정도로 강한 둔력을 행사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장 씨와 안 씨의 두 번째 공판은 다음 달 17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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