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쌍용자동차 노조가 ‘흑자 전 쟁의행위 금지’ 등의 조건을 지키지 않으면 더 이상의 자금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12일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된 신년 간담회에서 ‘쌍용자동차 자금지원 여부’를 묻는 질의에 “쌍용차는 잠재투자자와 신규투자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라면서도 “협상 결과에 따라 사업성 평가를 한 뒤에 채권단 지원을 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쌍용차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이고 이번 기회를 놓치면 쌍용차는 끝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라며 “앞으로 사업의 존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만큼의 협상 결과를 만들고 사업성 평가 내용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회장은 자금지원에 앞서 ‘쌍용차 노조’에 두 가지 조건을 이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단체협약을 1년 단위에서 3년으로 늘려서 계약하는 것과 회사가 흑자전환이 되기 전까지 파업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제출하라는 내용이다. 이는 최근 HMM 파업 등 구조조정 기업이 노조의 파업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을 우려한 발언이다.
이 회장은 “두 가지 조건을 지키지 않으면 산은은 (쌍용차에) 단돈 1원도 지원하지 않겠다”라면서 “정부의 지원을 받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협의에 임해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최근 국민연금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반대한 것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앞서 대한항공의 8.11%를 보유한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아시아나항공의 실사 없이 인수를 결정했다는 점 등을 들어 인수를 반대했다.
이 회장은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동종업계에 있고 실사 없어도 공시자료로 충분히 파악이 가능했을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은 HDC현산과 인수 작업을 거치면서 1차로 자료를 정비했기에 정확성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근본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라며 “계약해지의 가능성은 매우 낮고, 대한항공에 불리하다는 (국민연금의) 주장도 근거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주장했다. 오히려 산은의 명분이 아니라 국민연금의 반대 명분이 퇴색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앞으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작업에는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회장은 “1월 중으로 16개국 대상으로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할 텐데, 통합항공사는 세계 10위 수준이고, 운송량을 합쳐도 7위 수준이기에 독과점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