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가 한국 증시에서 번 돈으로 해외 원정 투자에 나섰다. ‘코스피 3000 시대’에 힘입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차익실현을 한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형 펀드로 자금을 재배분하는 양상이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7일 기준 해외 주식형 펀드에 최근 한 달간 7354억 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는 8150억 원이 빠져나갔다.
기간을 넓혀보면 차이는 더 뚜렷하다. 석 달간 국내 주식형 펀드는 3조7142억 원어치 순유출했지만 해외 주식형 펀드는 1조3675억 원이 유입됐다.
지난 연말 국내 증시 상승 랠리에 국내 주식형 펀드의 차익실현성 환매가 출회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하반기 글로벌 증시 반등이 맞물리면서 해외 주식형 펀드로 수요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실제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해외 주식형 펀드보다 양호하다. 최근 한달간 국내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12.79%, 3개월 기준 30.14%로 집계된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 펀드는 각각 6.16%, 14.98%로 이보다 낮다.
개인투자자들의 높아진 해외주식 관심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해 '서학개미'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개인 투자자 사이 해외 주식 투자 열풍이 불었다. 테슬라,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 미국 기술주가 대표적이다. 실제 권역별로도 북미 주식형 펀드가 가장 인기가 많았다. 최근 한 달간 1624억 원, 3개월간 5083억 원이 들어왔다.
나스닥 또는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와 미국 고배당주 펀드, 미국 성장주 펀드 등도 인기를 끌었다. 증시 성과가 양호했던 미국 지역을 중심으로 한 북미 펀드와 글로벌 펀드가 해외 주식형 펀드의 자금 유입을 주도했다는 평가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약 16조 원이 빠져나갔지만, 해외 주식형 펀드는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섹터 등에 투자하는 펀드를 중심으로 나타났다"면서 "전망이 밝은 섹터나 유형 등에선 직접 투자와 펀드 투자를 병행한다면 포트폴리오 관리에도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