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일본과 영국 간 새로운 자유무역협정(CEPA)이 발효되면서 자동차, 타이어 등 산업에서 한국 기업과의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조언이다.
7일 코트라가 발간한 '영-일 CEPA 체결에 따른 우리 기업의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영-일 CEPA 적용으로 수출 경합 품목에 대한 관세 철폐가 단계적으로 이뤄지면서 영국으로의 수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영-일 CEPA는 지난해 5월 13일 영국 정부의 협상 목표 발표 이후 7번의 협상을 거쳐 10월 23일 정식 서명했으며, 올해 1월 1일 발효됐다.
기존의 EU와 일본 간 자유무역협정인 EPA를 계승하면서도 디지털 무역, 금융서비스, 원산지 규칙 등의 영역에서는 EU 협정보다 높은 수준으로 타결됐다.
주요 내용은 △15년에 걸쳐 99% 수출 품목에 대한 관세 철폐 △EU산 재료 및 부품을 계속 사용하도록 허용(기존 공급망 보호) △원산지 활용 서류작성요건 간소화 △시장접근 보장 △디지털 경제·무역 촉진 등이다.
품목별로 보면 일본이 영국에 수출하는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승용차와 트럭은 2027년, 버스는 2032년에 각각 철폐된다. 차량용 부품은 고무 타이어(일부), 기어박스, 리튬이온전지 등 92% 품목에 대한 관세가 즉시 철폐되며 남은 품목도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사라진다. 축전지와 프로펠러 및 그 밖의 가스터빈 역시 대부분 품목에 대한 관세가 즉시 철폐된다.
2019년 기준 한국과 일본의 대영 수출 상위 12개 품목 중 5개 품목이 중복된다. 이 중에는 자동차, 차량용 부품, 축전지 등 CEPA 체결로 무관세 혜택을 보는 항목들이 포함된다.
보고서는 특히 자동차와 고무 타이어, 볼베어링(기계부품) 품목에서 수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에는 해당 세 품목 수출에서 한국이 모두 무관세였고 일본은 각각 7.5%, 4.0%, 5.3%의 관세율이 적용됐으나 CEPA에 따라 앞으로는 일본도 한국과 동일하게 무관세 혜택을 보게 된다.
특히 자동차는 한국과 일본 모두 최대 수출 품목이란 점에서 경쟁이 불가피하다.
2019년 기준 대영 전체 수출에서 자동차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이 29%, 일본이 17%로 가장 크다. 고무 타이어 수출 순위는 한국이 5위, 일본이 9위다.
보고서는 "수출 경합 품목에 대한 관세 철폐로 인해 영국으로의 수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특히 자동차는 EU-일 EPA와 더불어 영-일 CEPA 발효 이후 관세 인하 혜택으로 인해 일본의 수출 경쟁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 기업은 한-영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선점한 경쟁우위를 유지하고, 영국의 소비자 및 산업 수용에 맞춘 수출 전략과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