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 중 가정용 전기요금이 가장 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지난해 OECD는 우리나라의 전기요금이 지나치게 저렴해 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올해는 연료 가격 변동분을 전기 요금에 주기적으로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 시행으로 오히려 전기요금이 더 낮아질 전망이다.
4일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국가별 가정용 전기요금'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한국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kWh당 8.02펜스(약 116원)로 집계됐다. 이는 IEA 회원국인 OECD 주요 26개국 중 가장 저렴한 수준이다.
IEA 회원국 중 OECD 26개국 가정용 전기요금의 평균은 kWh당 16.45펜스로, 한국 요금은 평균의 절반 수준이다. 가정용 전기요금이 가장 비싼 국가는 독일로 kWh당 26.17펜스였다. 이는 한국의 3배 이상이다.
낮은 전기요금은 필요 이상의 전력을 소비해 전기사용량이 늘어나는 '에너지 수요 왜곡 현상' 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 실제로 한국의 1인당 전기사용량 증가세는 연평균 1.5%(2010년 이후)로 OECD 35개국 가운데 가장 빠르다.
이미 세계 최저가의 전기요금이지만 올해는 더 싸질 전망이다. 올해부터 전기 생산에 쓰이는 연료 가격 변동분을 전기 요금에 주기적으로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가 시행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저유가 상황이 올해 상반기 실적연료비에 반영돼 1분기에는 kWh당 3원, 2분기에는 kWh당 5원이 인하된다. 다만 앞으로 유가가 상승할 경우 전기료 인상 요인이 될 수 있다.
OECD는 지난해 10월 한국경제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저렴한 전기 요금 정책이 재생에너지의 시장 진입은 물론 향후 전력 수요관리에 대한 투자를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OECD는 우리나라의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보니 오일, 천연가스, 석탄 등 1차 에너지 공급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2%에 불과해 조사 대상 36개국 중 꼴찌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