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새해에 '신약 R&D' 글로벌 날개 펼친다

입력 2020-12-30 14:48 수정 2020-12-3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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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들이 새해에도 다양한 자체개발 신약의 허가 승인을 타진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잠시 주춤했던 연구·개발(R&D) 성과가 다시 글로벌 시장에서 날개를 펼지 주목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과 유한양행, 녹십자 등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국내외 신약 허가승인 절차에 들어간다.

가장 많은 파이프라인이 대기 중인 곳은 한미약품이다. 우선 경구용 항암신약 '오락솔'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여부가 1분기 내 판가름난다. FDA는 오락솔을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했으며, 현재 전이성 유방암치료제로 제출한 시판허가신청(NDA)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심사 기한은 내년 2월 28일(현지시간)까지다.

오락솔은 한미약품이 개발한 플랫폼 기술 '오라스커버리(ORASCOVERY)'를 적용해 정맥주사용 항암제 파클리탁셀을 경구용으로 전환한 혁신신약이다. 2011년 미국 바이오기업 아테넥스에 기술수출했다. 아테넥스는 지난 9일(한국시간) 열린 샌안토니오유방암학회에서 오락솔의 정맥 주사 대비 우수한 효과를 발표했다. 또한, 주사요법의 주요 부작용인 신경병증 발생률 감소 효과도 입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허가 일정이 밀린 '롤론티스'도 대기 중이다. 롤론티스는 미국 공무원의 해외출장 제한 규정에 따라 평택 바이오플랜트 실사가 불발되면서 연내로 예정됐던 허가가 잠정 연기됐다.

롤론티스는 장기 지속 플랫폼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다. 2012년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이전됐다. FDA 허가를 획득하면 한미약품은 1000만 달러(약 110억 원) 규모의 기술료를 수령하게 된다.

한때 개발 중단 위기를 맞았던 '포지오티닙'은 HER2 엑손(Exon)20 변이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코호트2 임상 결과를 기반으로 내년 FDA 허가 신청을 추진한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2022년 허가가 기대된다.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유한양행의 핵심 파이프라인 '레이저티닙'은 국내 조건부 허가를 앞두고 있다.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대한 2차치료제로 1분기 내 승인이 유력하다. 현재 1차치료제로서 임상 3상에도 진입했다.

레이저티닙은 다국적제약사 얀센에 기술수출돼 올해에만 1억 달러(약 1100억 원)의 기술료를 벌어들였다. 올해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발표된 아미반타맙과 레이저티닙의 병용 임상 1b상에서는 이전에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군에서 100%, 타그리소 내성 환자에서 36%의 반응률을 보여 새로운 표피생장인자수용체(EGFR)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성공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GC녹십자는 '아이글로불린-에스엔(IVIG-SN) 10%'로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IVIG-SN은 면역계 질환 치료에 쓰이는 정맥주사제로,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면역글로불린의 함유 농도에 따라 5%와 10% 제품 등으로 나뉜다.

'헌터라제'에 이어 혈우병치료제 '그린진에프'도 중국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그린진에프는 GC녹십자가 2010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개발한 3세대 유전자재조합 방식의 A형 혈우병치료제이다. 2016년 미국 임상을 중단하고 성장 잠재력이 큰 중국 시장에 집중해왔다.

바이오시밀러 대표주자 셀트리온은 1분기 중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CT-P17'의 유럽 허가를 획득할 전망이다.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11일 CT-P17에 대한 판매 승인을 권고했다. 통상 1~3개월 이내에 최종 허가를 받게 된다.

CT-P17은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로는 유럽 시장에 처음 선보이는 고농도 제형이다. 약물 투여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시트르산염을 제거한 것이 특징이다.

오리지널 제품을 판매하는 애브비가 2016년 고농도 제형을 출시해 현재 유럽에서 판매되는 휴미라의 90% 이상이 고농도 제형인 것으로 집계된다. 휴미라는 지난해 기준 글로벌 매출 22조 원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후발주자 바이오시밀러지만 고농도란 차별점으로 진입하는 CT-P17이 얼마나 시장을 확대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팬데믹 상황이 어느정도 진정되면 2021년은 우리 제약·바이오기업들의 R&D 성과를 확인할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작으로 집단면역에 대한 희망이 싹트면서 그동안 위축됐던 R&D 활동이 정상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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