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국제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케이가 우여곡절 끝에 비행기를 띄울 자격을 얻었지만, 앞길은 여전히 어둡기만 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확산으로 여행 수요 반등이 요원해졌기 때문이다. 에어로케이의 가세로 LCC 간 출혈경쟁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에어로케이에 국제ㆍ국내 항공운송사업 운항증명(AOC)을 발급했다고 28일 밝혔다. 에어로케이가 AOC를 신청한 지 약 14개월 만이다.
AOC는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취득한 항공사가 비행기를 띄우기 전 안전 운항을 위해 필요한 전문인력이나 시설을 갖췄는지 확인하는 절차다.
AOC 발급을 받은 에어로케이는 국토부의 노선허가 취득 등 남은 절차를 마무리해야 운항 개시가 가능하다. 운항 이후에는 정부의 중점감독대상으로 지정돼 특별 관리를 받게 된다.
고비를 넘겼지만 에어로케이의 표정은 여전히 어둡기만 하다. 코로나19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면서 여행 수요는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선 여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한 19만5991명에 머물렀다.
한동안 상승세를 보였던 국내선 여객수도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로 이달부터 줄어들 가능성이 상당하다.
설상가상으로 에어로케이의 자본금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AOC 발급이 지연되면서 에어로케이는 그동안 수입도 없는 채 매달 10억 원에 가까운 고정비를 지출했다.
그 결과 480억 원의 자본금은 140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에어로케이는 인건비를 부담을 줄이고자 주 3일 근무체제를 시행하고 있다.
인천공항을 기반으로 하는 에어프레미아도 AOC를 발급받게 된다면 LCC 간 생존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올해 2월 AOC를 신청했다.
LCC들은 최근 생존을 위해 기존에 없었던 목적지 없는 비행을 진행하고 있다. 일부 항공사들은 지역 특산품, 기내식을 판매하는 등 부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자리 창출을 명분으로 사업 면허를 내준 정부의 판단으로 우리나라 항공업계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학계에서는 우리나라 LCC 시장 재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영토, 인구를 고려할 때 항공사가 지나치게 많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우리나라 LCC는 AOC를 받은 에어로케이를 포함해 7곳(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에어서울, 플라이강원)이나 된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기로 양사의 자회사였던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하나의 회사로 합병해도 5곳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저가 항공권 남발 등 항공사 간 경쟁이 심해진다면 일부 항공사들은 심각한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