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가 급한데 납품에 발목 잡힌 쌍용차…내일 생산재개 '갈림길'

입력 2020-12-28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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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 거부한 일부 협력사와 협상 지속 중

▲쌍용차 평택 공장 전경  (사진제공=쌍용차)
▲쌍용차 평택 공장 전경 (사진제공=쌍용차)

일부 부품사가 납품을 거부해 공장 가동을 멈춘 쌍용자동차가 갈림길에 섰다. 계획한 생산 재개 시점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부품사와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면서다.

2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LG하우시스, 보그워너오창, 콘티넨탈오토모티브 등 일부 대기업 부품업체와 납품 재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애초 현대모비스와 S&T중공업도 납품을 거부했지만, 이내 공급을 재개하기로 한 바 있다.

5개 부품업체는 기업회생(법정관리)을 신청한 쌍용차의 지급 능력에 우려를 표하며 납품 중단을 통보했고, 이미 납품한 물품도 어음 대신 현금으로 결제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업체가 공급하는 부품은 쌍용차 전 차종에 사용돼 납품이 끊기면 모든 차종의 생산에 차질이 발생한다. 이에 쌍용차는 24일과 28일 이틀간 평택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했다.

쌍용차는 부품사와 협의해 29일부터는 생산을 재개할 계획이었지만, 전날까지 협의를 마무리하지 못하며 계획이 불투명해진 상태다.

유동성 위기에 처한 쌍용차는 21일 회생절차를 신청했지만, 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ARS)도 함께 제출했다. ARS 프로그램은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를 잠시 미뤄주는 조치로, 채무자는 이전과 같이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하며 채권자들과 자율적으로 협의를 진행할 수 있다.

쌍용차는 서울회생법원이 내년 2월 28일까지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보류하기로 하며 약 두 달간의 시간을 벌었다. 쌍용차는 이 기간에 브랜드의 첫 전기차(E100)를 출시하고 매각 협상과 대출만기 연장을 추진하며 경영 정상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상적인 생산과 판매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증명할 수 있어 신규 투자를 유치할 가능성도 커진다.

내수 판매가 개선되고 있는 점도 시급한 생산 재개가 필요한 이유다. 쌍용차의 지난달 내수 판매는 올 뉴 렉스턴 출시에 힘입어 6월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9000대 선을 넘어섰다. 이달에도 준수한 판매 실적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 대리점에 따르면 현재 올 뉴 렉스턴은 세부 모델에 따라 출고까지 최대 4주가 걸리는데, 생산 중단이 장기화하면 소비자의 불편도 커질 수밖에 없다.

쌍용차는 "정상적인 생산 판매 활동이 유지돼야 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ARS)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라며 협력사와 최대한 협상을 지속할 뜻을 내비쳤다.

한 부품업계 관계자는 “부품사 입장에서는 대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을 당연히 우려할 수 있다”라면서도 “납품을 거부한 업체들의 규모가 큰 점을 고려하면 일단 지금은 쌍용차에 힘을 모아줘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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