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의 아파트 매매와 전세 가격이 모두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가 과세 확대와 규제 강화로 요약되는 온갖 부동산 정책을 쏟아 부었지만 시장 안정화 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난 결과다.
풍선효과와 패닉바잉, 개정 임대차법에 따른 전세난 심화 등 역효과는 내년에도 주택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부동산114가 24일 발표한 ‘2020년 아파트시장 결산’ 통계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13.46% 급등했다. 지난해 변동률(4.17%)보다 3배 가까이 높은 상승률이다.
올해는 17개 광역시도가 일제히 올랐다. 지역별로 세종이 42.81% 상승해 오름폭이 가장 컸다.
대전은 19.87% 올라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경기는 17.48% 올랐다.
서울은 9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매수세가 이어진 노원‧도봉‧강북구와 업무시설 접근성이 양호한 관악‧동대문‧중구 등이 가격 상승을 이끌면서 13.81% 뛰었다.
지난해 하락했던 강원, 경남, 경북, 충북, 전북, 울산 등은 입주물량이 감소하고 지역경기가 일부 회복되면서 올해 상승 전환됐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 12.47% 상승…4년간 안정세던 서울은 14.24% 급등
안정세를 보였던 아파트 전국 전세시장은 올해 12.47% 올라 상승폭이 커졌다.
지역별로는 지난해 하락했던 세종이 34.59%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세종시는 최근 5년(2015~2019년)간 평균 1만3000가구의 아파트가 입주했지만, 올해는 5600가구로 크게 감소했다.
이어 대전(17.61%), 경기(17.16%), 서울(14.24%) 순으로 아파트 전셋값이 올랐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동안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던 서울 전세시장은 올해 들어 새 임대차법 시행과 청약 대기수요 증가, 실거주요건 강화, 전세의 월세 전환 등의 영향으로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이 빚어지면서 오름폭을 키웠다.
지난해 하락했던 강원, 경남, 부산, 충북, 경북 등도 올해 오름세로 전환되면서 17개 광역시도 모두 상승세로 마감했다.
내년 입주물량 30만 가구 공급선 무너지며 매매ㆍ전세 상승 압력
내년 아파트 시장은 지속되는 전세 수급 불균형이 전셋값 상승과 함께 매매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새 임대차법 등의 영향으로 전세 매물 잠김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등이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입주물량 감소도 불안 요인 중 하나다.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27만3649가구로 집계됐다. 올해 36만2815가구 대비 25% 급감한 규모다.
최근 5년(2016~2020년) 평균 공급물량에 비해서는 30% 줄어든 수치다.
아파트 공급물량은 2018년 45만9879가구로 정점을 찍은 이후 내년에는 30만 가구 공급선이 무너지게 된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에 15만5342가구 공급된다. 지방 5대 광역시와 기타지방에는 각각 4만6156가구, 7만2151가구가 입주하게 된다.
아파트 입주물량이 크게 줄어드는 지역은 전세 불안이 더 커질 수 있다.
내년 광역시도별 아파트 입주물량은 서울이 2만8931가구로 올해 대비 절반 가까이 급감한다.
경기도는 10만6495가구가 공급돼 올해보다 2만 가구 줄어들게 된다. 지방에서는 부산과 경남이 1만 가구 가까이 감소한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전세난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전년 대비 입주물량이 크게 감소하는 지역에서는 전세 시름이 더 깊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