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엔 사과, '채용'엔 해명한 변창흠…야 “사퇴해” vs 여 “정책좀 봐”

입력 2020-12-2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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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구의역 발언에 대해선 사과…낙하산 채용·수의계약은 "절대 아냐"
인사청문회 사전질문서 답변 중 일부 허위 사실도 드러나
변 후보자 청사진…역세권 반경 500m·용적률 300%까지 확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국회에서 진행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사과와 고성으로 시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청문회장 입구서부터 변 의원 질타 피켓을 들고 맞이하는 등 여야 충돌 속 어수선한 상황에서 변 후보자는 구의역 김 군과 유가족에 대한 사과로 청문회를 열었다.

'구의역 사건' 거듭 사과했지만…"진정성 없어"

그는 모두발언에서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김 군과 유족, 위험을 무릅쓰고 일하고 계신 모든 분께 거듭 사과한다"고 말했다.

앞서 변 후보자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시절인 2016년 사회적 이슈였던 구의역 사고를 두고 "걔(희생자)가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고 언급한 바 있어 인성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면피성 사과 후 이 자리에 올 게 아니라 김 군과 유가족에 찾아가 진심 어린 사과를 먼저 하는 게 맞다"고 질책했으며,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김 군이 실수로 죽었느냐"며 공격했다.

변 후보자는 전날 국회 본청 앞에 설치된 정의당의 단식 농성장을 찾아 몸을 굽혀 사과했지만 오히려 역효과가 일었다. 예고 없는 방문이었던 데다 김 군 측 유가족은 자리에 없었기 때문이다.

낙사산 채용·수의계약 의혹은 반박

그러면서도 변 후보자는 SH 사장 재직 시 블랙리스트 작성, 낙하산 채용 등의 의혹은 강하게 부인했다. 특히 본인이 회원으로 있는 한국환경공간학회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수의계약한 의혹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그는 "사장 재임 시절 수의계약 약 100~125건 중 해당 학회와 맺은 수의계약은 한 건"이라며 "몰아주기라고 하는 건 너무 과하다"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조직관리에 저의 덕이 부족했던 것이 원인인 것 같다”면서도 “제가 그런 흠이 있으면 공직을 감히 받겠느냐, 국민 여러분들도 이해해 주셨으면 고맙겠다”고 덧붙였다.

이 와중에 김희국 국민의힘 의원이 변 후보자에게 보낸 인사청문회 사전질문서 답변 중 일부가 허위인 사실도 드러났다.

세금, 과태료 등의 경력에 "아니오"라고 답했지만, 변 후보자가 제출한 인사청문 자료에는 주정차위반 과태료, 자동차세 등 체납으로 10차례나 차량 압류조치를 당한 것으로 나와 있다.

김 의원은 "후보자가 청와대 인사검증 사전질문에도 이와 동일하게 답했다면 거짓 응답을 한 셈이며, 청와대 인사라인은 물론 인사권자인 대통령까지 기만한 중대사안”이라고 지적했고, 이에 대해 변 후보자는 "바쁘게 살다가 꼼꼼하게 챙기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 '낙마 1순위' 변 후보자 자진 사퇴 촉구

변 후보자를 '낙마 1순위'로 꼽은 국민의힘 의원들은 초반부터 자진 사퇴를 요구하며 총공세에 나섰고, 여당은 ‘의혹을 해소하는 자리니 정쟁을 자제해달라”고 맞섰다.

김희국 의원은 "국무위원으로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품격도 갖추지 못했으며, 나아가 '영혼은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라는 의심을 갖게 한다"며 "즉시 자진사퇴하고, 용기가 없다면 임명권자가 즉시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석준 의원은 "4일 후보자로 지명된 뒤 대통령 행사에 참석, 기자간담회 자청은 물론 특정 정당에 찾아가 사과를 했다"며 "마치 이미 장관이 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장을 정쟁의 자리로 변질시키지 말고, 보도된 내용에 대해 자초지종과 시시비비를 따지되 정책에 대해서 현미경으로 들여다보고 국민께 밝혀드려야 한다”고 반박했다.

다양한 청사진 제시한 변 후보자

이 같은 상황에서도 변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다양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우선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투기 수요를 차단하고, 저렴하고 질 좋은 주택을 충분한 물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계획과 실행 방안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문한 서울 도심 주택공급 방안에 대해서는 "역세권의 반경을 500m까지 넓히고 용적률도 300%까지 올릴 수 있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어 "역세권이나 저층주거지, 준공업지역 등 서울에는 개발할 수 있는 땅이 아주 많다"라며 "서울에 지하철역만 307개, 역세권 면적을 500m로 설정하면 서울 면적의 거의 반 정도가 된다"고 했다.

현재 도시계획상 역세권은 역 반경 350m다. 기존에는 역 반경 250m였으나 정부가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2022년까지 한시적으로 역세권 반경을 넓혔다.

그는 또 "3기 신도시를 속도감 있게 조성하고 공공주도 정비사업과 공공전세형 주택 공급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면서 "한국판 뉴딜 역시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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