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백신을 생산한 나라에서 많은 재정지원과 행정지원을 해서 백신을 개발했기 때문에 그쪽 나라에서 먼저 접종이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불가피한 일”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발국이 아닌 캐나다가 1인당 백신 확보량이 가장 많고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 국가들도 접종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상황인식은 또 다른 논란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방역상황에 대해서는 "모범국가로 불릴 정도로 잘 대응해 왔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5부요인 초청 간담회를 갖고 "요즘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라며 이 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도 특별히 늦지 않게 국민들께 백신 접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고, 또 준비를 잘 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행스럽게도 우리가 방역에 있어서는 지금까지 아주 모범국가로 불릴 정도로 잘 대응을 해왔다"면서 "앞으로도 우리 국민들의 높은 시민의식과 공동체의식으로 코로나를 잘 극복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올해 코로나 때문에 마이너스 성장은 불가피하지만 마이너스 성장의 폭이 가장 적어서 OECD 37개 회원국 가운데서는 올해 성장률 1위를 기록을 하고 있다"면서 "내년까지 합치면 코로나 위기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아주 드문 나라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빨리 또 더 강하게 경제 회복을 일으켜 나가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특히 안타까운 것은 거시경제 그리고 경기 면에서는 점차 회복되어간다 하더라도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 이분들 어려움의 후유증은 아주 오래 갈 것이라고 예상이 된다"면서 "또 고용은 경기가 회복되고 난 이후에도 아주 서서히 뒤따라서 회복이되는 법이기 때문에 일자리의 어려움도 오랫동안 지속되리라고 생각이 된다"고 전망했다.
외교분야에 관해서는 "북미대화와 남북대화 모두가 정체 상태"라면서도 "그러나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잘 관리를 하고 있고, 바이든 행정부 출범할 때까지 특별히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바이든 새 행정부의 출범을 계기로 북미대화나 남북대화가 다시 더 추진력을 가질 수 있는, 그리고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개혁 등 권력기관 개혁에 대해서는 "헌법 정신에 입각한 견제와 균형의 민주주의가 더 성숙하게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리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당장은 그로 인한 갈등들이 있고, 그것을 우리의 완전한 제도로 정착시키면서 발전시켜나가야 되는 과제들도 여전히 남아다. 그 점에 대해서도 헌법기관장님들께서 각별히 관심을 가지고 힘을 모아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박병석 국회의장은 "21대 국회 출범 후 여러 가지 진전이 있었다"며 "특히 검찰, 국정원, 경찰 등 개혁입법을 통과시켰다는 것이 매우 뜻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이제 권력기관의 개혁이 제도화된 만큼 국민의 뜻에 맞는 내실 있는 운영이 필요한 때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그리고 그 와중에 과정에서 보였던 사회적 통합이 긴요한 과제로 떠올랐다"고 했다.
박 의장은 외교 문제와 관련해서는 "내년 1월에 북한의 8차 당대회가 하나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며 "미북 관계는 여야 초당적으로 내년 2월쯤 방미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의회 차원에서도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를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그동안 비대면 재판에 관해서 거부감이 있었지만 영상재판 실시 등 다른 방향의 모색이 있었던 것 같다"며 "또 코로나 상황은 여전했지만 사건 접수 숫자는 크게 줄지 않았는데, 형사 외의 사건에서 전자소송이 시행됐다는 것이 아주 큰 의미가 있었다"고 했다.
아울러 장애인, 여성, 아동 그리고 다문화가정 등 취약계층의 사법 접근권 보장을 위해 관심을 가지겠다고 밝혔다.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조치와 국민들의 협조로 K-방역이 국제적으로 찬사를 받은 만큼, 코로나19에 아주 효과적으로 대응해 왔다고 자부할 만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최근에 확진자 숫자가 급격하게 증가해서 방역을 책임지고 있는 중대본부장으로서 참 송구한 마음을 갖는다"며 "지금이 피크이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새해에는 국민이 희망을 갖고 새롭게 출발하실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야 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의 실질적인 마지막 해가 내년인데, 그간에 적극적으로 추진해오던 국정 과제를 완성하고 성과를 내는 일이 정부로서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특히 한국판 뉴딜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하고, 탄소중립 문제는 국제사회와 보조를 같이 하기로 작정을 했기 때문에 출발점부터 착실하게 준비해 나가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선거과정 중 단 한명의 감염사례도 없이 성공적으로 치렀고, 그 결과 여러 나라에서 우리 선거 방역 경험과 노하우에 대한 전수 요청이 있었다"며 향후 방역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정세균 국무총리와 박병석 국회의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김명수 대법원장, 노정희 선관위원장 등 5부 요인이 모두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최재성 정무수석, 정만호 국민소통수석이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