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는 11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다문화가족에 대한 차별해소와 인권보호, 다문화 수용성 제고를 위한 '다문화가족 포용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기준 다문화 가구원은 106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1%에 이른다. 다문화 출생아 수는 1만7939명으로 전체 출생아 수의 5.9%를 차지하는 등 다문화인구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
결혼이민자·귀화자의 10년 이상 거주비율도 증가하는 등 국내 체류가 장기화 되고, 학령기 자녀의 비중도 2016년 28.2%에서 2019년 30.3%로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다문화 수용성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국제결혼중개 광고에서 성차별과 인권침해 문제가 있었고, 귀화자 1인가구, 사실혼 관계에서 한부모가 된 결혼이민자에 대한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먼저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서 발행하는 정부간행물, 교육자료 등에 있어서 다문화·인종차별적 요소가 없는지 모니터링하고, 사전 컨설팅도 담당하는 '다문화 모니터링단(가칭)'을 운영하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법령, 주요 정책에 다문화 차별 요소가 없는지를 점검해 개선을 권고하는 '특정다문화영향평가(가칭)' 제도 도입을 검토한다.
다문화가족 지원 시설 종사자 및 다문화 업무 담당 공무원에 대한 다문화 이해교육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한다는 계획이다. 모든 학교에서 연간 2시간 이상 다문화 관련 교과, 비교과 활동을 실시를 권고한다.
일부 국제결혼중개업체의 결혼중개 광고가 성을 상품화하거나 인종차별적인 내용을 담는 등 인권침해적 요소가 있어 이러한 광고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국제결혼중개 광고물에 얼굴, 키, 몸무게 등을 포함하는 행위를 거짓, 과장된 표시 광고로서 금지하고, 국제결혼중개업자에 대해서는 의무적으로 다문화 사회 이해 및 성인지 감수성, 인권보호를 위한 교육을 이수하도록 한다.
불법적인 온라인 광고와 브이로그 형태의 영상광고 등으로 인한 인권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근거 규정을 마련해 방송통신위원회와 온라인 광고 상시점검 체계를 강화한다.
다문화 청소년의 교육 격차를 개선하고 동등한 교육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진로 컨설팅을 지원하고, 진학 관련 정보를 다문화 정보제공 포털 사이트 '다누리'에 제공한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통·번역사를 내년 282명에서 내후년 312년으로 확대하는 등 결혼이민자의 사회적 일자리도 늘린다.
매년 증가하고 있는 군 입대 다문화 장병을 위한 정책도 추진한다. 채식주의자, 특정 종교 장병 등에게 급식대체품목을 제공하고, 병역판정검사 및 입영 안내 단계부터 식생활 확인이 가능하도록 병무행정시스템을 개선한다.
다문화장병에 대한 정의도 부 또는 모가 외국국적 출신인 장병에서 배우자가 결혼이민자인 장병 등도 포함하기로 했다.
현재 결혼이민자에 대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수급권은 현재 한국인과 혼인해 미성년 자녀를 양육(임신)하거나 한국인 직계존속을 부양하는 경우 등으로 한정하고 있다. 내년 4월부터는 사실혼 관계에 있던 결혼이민자가 한부모가 된 경우 한부모가족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외국인 결혼이민자의 경우 상호주의와 관계없이 범죄 피해 발생 시 구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범죄피해자보호법' 개정을 추진한다.
귀화자 1인 가구 등 다문화가족 지원의 사각지대가 존재하므로 관련 법령 개정 검토 등을 통해 이주로 어려움을 겪는 가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부처별로 산재되어 있는 다문화가족 지원 서비스를 정부 대표 포털인 '정부24'에서 정책 수요자에게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정옥 여가부 장관은 "이번 대책은 복지, 교육, 고용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차별 사례를 면밀히 검토하고 제도적 개선방안을 마련하여 다문화가족 지원의 빈틈을 메꾸고자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