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치 소장은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고경영자(CEO) 협의회 서밋에서 “나는 우리가 과거 소아마비에 대해 했던 방식으로 코로나19를 종식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경우 내년 하반기에는 근로자들이 직장과 식당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폴리오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감염증으로 척수신경을 공격해 아이들에게 되돌릴 수 없는 수족 마비 증세를 일으키는 소아마비는 1957년 백신이 개발되면서 사그라들었고, 현재는 세계적으로 발생 건수가 희박해 사실상 종식된 상태다. 앞서 소아마비 질병 사례처럼 코로나19 백신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부터 인류를 탈출시킬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내다 본 것이다.
다만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백신의 역할에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그것이 제대로 효과를 내 코로나19를 끝내기에는 여러 장애물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한 사람들의 불신과 망설임, 바이러스와 관련된 ‘가짜 뉴스’ 확대를 배경으로 한 감염자 급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그는 “이것이 진짜가 아니라고 생각하거나, 가짜뉴스, 혹은 속임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정말 기이하다. 이런 것은 처음 본다”며 “우리 모두가 미국 대중에게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해야 한다. 내게는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조정관도 이날 동석, 사람들에게 감염 확대를 막기 위해 공중 보건 수칙을 준수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바이러스와 관련해 사람들이 안고 있는 오해에 우리는 맞설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조만간 백신 접종이 시작될 전망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날 화이자 백신 관련 데이터를 검토한 결과 긴급승인 지침에 부합한다며 안전성이 양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FDA는 10일 외부 전문가 회의를 개최해 화이자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을 따져본 후 긴급사용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데, 이에 앞서 백신의 안전성이 양호하다는 자체 분석 결과를 발표해 사실상의 승인을 예고한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빠르면 이번 주말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부는 우선 의료 관계자와 요양시설 거주자 총 2400만 명에게 백신을 우선 공급할 계획이다. 첫 주에만 630만 명분의 접종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국민의 접종이 시작되는 시기는 내년 2~3월경으로 점쳐진다. 벅스 조정관은 백신 보급과 관련해 “코로나19에 따른 타격이 큰 유색인종 커뮤니티도 우선적으로 접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