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GM)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이 부결된 뒤 다시 만났지만, 이견을 재확인했다. 다만, 노조는 다음 교섭인 오는 10일까지 파업하지 않기로 했다.
한국지엠 사 측과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 지부는 8일 오후 2시부터 25차 교섭을 열고 임단협 타결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교섭은 노사가 마련한 잠정 합의안이 조합원의 반대로 최종 타결되지 못함에 따라 열리게 됐다.
앞서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달 25일 임금 동결, 성과금 400만 원 지급 등의 내용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바 있다. 하지만, 잠정 합의안은 전체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과반 찬성을 얻지 못하며 부결됐다.
노조 측은 이날 교섭에서 잠정 합의안 부결에 대해 “경영진에 대한 분노가 명확히 확인된 결과”라며 “현장의 여론을 경청하고 새로운 대안을 사 측이 검토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에 사 측은 “부결에 실망이 크다. 노조 대표들과 같이 책임을 느낀다”라며 “임단협이 지체되는 건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교섭을 마무리 짓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답했다.
노사는 그간 반복되던 쟁점을 다시 언급하는 수준에서 이날 교섭을 마무리했다. 사 측은 현장의 요구를 고민하고 새로운 안을 제시하기 위해 목요일께 교섭을 진행하자고 노조에 요청했다.
노조는 교섭 직후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차기 교섭 전까지는 모든 투쟁을 유보하기로 했다. 차기 쟁대위는 10일 오후 4시로 정했다.
잠정 합의안 부결로 다시 합의점을 찾아야 하는 상황은 노사 모두에게 부담이다. 진통을 거듭하며 최선이라 생각되는 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추가 교섭으로 조합원을 만족하게 할 안을 다시 만들어야 해서다.
당시 잠정 합의안 부결에는 부평공장 조합원의 반대가 결정적이었다. 투표에 참여한 부평공장 소속 조합원은 4429명으로, 이 중 60%인 2658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이는 교섭의 쟁점이던 부평 2공장의 미래 생산 계획과 관련한 내용이 합의안에 미흡하게 반영됐다고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사 측은 잠정 합의안에 부평 2공장 활성화를 위해 현재 생산 차종의 생산일정을 최대한 연장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바 있다.
또한, 합의안에는 기본급을 동결하고, 회사가 조합원 1인당 성과금과 격려금 명목으로 총 400만 원을 지급하는 내용도 담겼다. 기본급 12만304원 인상, 통상임금의 400%+600만 원 성과금 지급 등을 요구하던 노조의 주장보다 후퇴한 안이다.
기본급이 3년 연속 동결되자 일부 현장 조합원 사이에서는 잠정 합의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부결을 유도하는 움직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