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더스는 2017년 창업주 고 김덕성 회장 별세 이후 사모펀드 바이오제네틱스투자조합에 경영권을 매각했다. 창업주 김덕성 회장이 2015년 별세하면서 아들인 김성훈 대표가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김성후 대표는 세금 분할 납부를 신청하는 등 가업상속공제를 받으려 했지만 50억 원에 달하는 상속세는 부담하기 어려웠다. 특히 10년 간 고용을 유지해야 한다는 까다로운 요건들이 발목을 잡았다.
한국의 상속세 실효세율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상장주식을 직계비속에게 상속할 경우 우리나라는 58.2%에 달하는 상속세를 내야 한다. 반면 △미국(39.9%) △독일(30.0%) △영국(20.0%) △캐나다 16.5% 등은 현저히 낮았다. 호주와 스웨덴은 상속받은 자산을 추후 처분할 때까지 과세를 미뤄 상속 시 과세하지 않는다.
한 코스닥 상장사 회장은 “중견기업이 될 만큼 열심히 노력해서 회사를 키웠지만 퇴임을 앞두고 결과적으로 상속을 못 할 거라는 불안감이 있다”며 “업계에서는 지금 상속을 가장 큰 문제로 꼽고 있는데 비싼 상속세를 당장 마련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높은 상속세에 승계를 포기하는 기업이 등장하고 있다. 중견기업연합회의 ‘중견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견기업의 84.4%가 조세 부담(69.5%)를 이유로 상속을 포기한다고 답했다. 차선책으로 회사를 사모펀드에 매각하거나 M&A(인수합병)를 고려 중인 중견기업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상속세율 배경으로 ‘기업승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꼽는다.
임동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원은 “기업승계가 단순한 부의 대물림이 아니라, 기업의 존속과 일자리 유지 등 국가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것을 간과해선 안 된다”며 “과도한 상속세로 상속을 포기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는데 ‘징벌적 상속세제’는 개편돼야 한다”고 전했다.
조병선 중견기업연구원장은 “기업의 상속과 승계는 일반 개인들이 갖고 있는 부를 자식에게 물려주는 상속 개념하고는 완전히 다르다”라며 “일자리 제공과 부가가치 창출이라는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데 개인의 부 상속과 비슷한 개념으로 바라보고 상속세를 부과하는 건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때 승계가 안 되면 기업이 활력을 잃을 거고 결국 경제 성장 정체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상속세를 내리고 가업상속 공제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으로 가야 한다”며 “중견기업 상속세는 큰 틀에서 달리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