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아파트값 상승률, 강남 12년 만에 앞질러

올해 1~11월 강북 아파트값 평균 상승률 12.79%...강남은 10.56% 올라

▲서울 강북 아파트값 평균 상승률이 강남 아파트값 상승률을 12년 만에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와 마포구 일대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사진 제공=연합뉴스)

올들어 서울 강북 아파트값 평균 상승률이 강남 아파트값 상승률을 12년 만에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1∼11월 서울 한강 이북(14개 구) 아파트값 평균 상승률은 12.79%로, 한강 이남(11개 구) 평균 상승률(10.56%)보다 높았다. 올해가 한 달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강북 지역 연간 상승률은 강남보다 높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강북이 강남보다 아파트값 상승률이 높은 것은 2008년 이후 12년 만이다. 2008년 당시 강북 아파트값은 9.36% 상승했지만, 강남 아파트값은 1.94% 하락했다. 당시 미국발 금융위기가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강남권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보였다.

강남 아파트 값은 이듬해 3.94%로 상승 반전하면서 강북의 상승률(0.94%)을 앞질렀다. 이후 두 권역의 아파트값이 모두 하락했던 2010∼2013년을 제외하면 강남은 늘 우위를 유지했다.

지난해 연말 대비 올해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노원구(19.02%)다. 최하위권은 종로구(6.22%), 서초구(6.30%), 용산구(6.91%)가 차지했다.

올해 강북이 강남 집값 상승률이 앞지르기 시작한 건 4월부터다. 4, 5월은 부동산 보유세 과세 기준일(6월 1일)과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기간 종료일(6월 30일)을 앞둔 시점이어서 강남권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물이 증가하고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6월부터는 서울에서 30대 이하의 '패닉 바잉'(공황 구매)이 급증했다.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젊은 층의 수요가 중저가 아파트에 집중되면서 강북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감정원의 아파트 매입자 연령대별 현황 통계를 보면 30대 이하의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은 5월 32.1%에서 6월 36.1%로 올랐고, 지난 10월 43.6%까지 치솟았다.

지난 8월부터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를 골자로 한 임대차법이 시행되면서 전세난이 심화하자 강북 아파트 매수세가 더 거세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에서 젊은 세대가 핵심 수요층으로 떠오른 데다, 전세난이 영향을 미치고 있어 강북 아파트 강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