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대어 잡아라” 자회사 상장에 몸값 높아진 모회사

입력 2020-12-01 16:02 수정 2020-12-0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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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공개(IPO)‘대어’를 자식으로 둔 모기업들의 몸값이 뛰고 있다. 상장 후 지분가치나 사업 시너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자회사의 사업 전망이 밝거나 우량한 비상장 자회사가 상장을 추진하는 경우 모(母)회사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런 만큼 이런 종목에 투자할 때엔 자회사의 실적과 사업계획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지,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공모규모가 수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초대어 공모주가 내년 상장 예정돼 있다.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낸 SK바이오사이언스는 내년 상반기 코스피에 입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으로 이름을 알렸다. 지난달 23일 자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NBP2001’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1상 시험계획(IND)를 승인받기도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제2의 SK바이오팜’으로 불리곤 한다. 과거 한 차례 상장 흥행을 일으킨 SK바이오팜과 같은 그룹사라는 이유에서다. 지난 2018년 7월 SK케미칼에서 분사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지분 98%를 보유한 SK케미칼 주가는 연초 6만 원대에서 최근 41만 원대로 7배 가까이 급등한 상태다.

증권가에서도 SK케미칼 기업분석에 자회사 사업 가치 비중을 높이고 있다. 신재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K케미칼 기업 보고서에서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가 다국적 제약사와 CMO 계약을 체결하면서 SK케미칼 기업가치 재평가가 가능해졌다”고 언급했다.

이어 SK텔레콤이 지분 52.1%를 보유하고 있는 원스토어가 내년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원스토어는 모바일 게임 등 앱을 받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이다. 기업가치는 1조 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원스토어 상장 이후 ADT캡스, SK브로드밴드, 11번가 등도 연이어 기업공개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윤을정 신영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무선 사업부가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비통신 자회사의 상장이 이뤄지면, 모회사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LG화학도 분할회사의 덕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LG화학은 전지사업 부문 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이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르면 내년 말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는 5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자회사 호실적은 지주사 LG의 지분법 이익 증가로 이어진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LG화학은 배당 정책에 대해 향후 3년간 최소 주당 1만원 이상의 배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며 “LG에너지솔루션은 사회적 책임투자, 그린펀드 등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 활용 의사를 내비쳤다”고 언급했다.

내년 투자자들이 가장 기대하고 있는 상장 예정기업은 카카오 자회사 삼 형제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지가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카카오뱅크는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기업가치 10조 원을 인정받기도 했다. 가장 먼저 증시 입성이 점쳐지는 카카오뱅크는 주관사 선정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이민아 대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카카오에는 지분율 하락, 할인율 적용에 대한 우려 등이 반영될 수 있다”면서도 “자회사의 사업 전략, 실적 예상 전망치 등이 구체적으로 공개돼 현재 카카오 시가총액에 내포된 가치 대비 상장 이후 시총은 더욱 높게 형성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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